며느리 눈에 깔끔한 주방 만들려면 불필요한 것 버려라… 설명절 앞둔 시어머니의 주방정리 요령
입력 2013-02-05 21:39
설을 앞두고 ‘시월드’ 입성이 고민인 초보 며느리들만큼 ‘시월드’의 주인장 시어머니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며느리를 본 김수정(55·서울 불광2동)씨는 “며느리가 잠시 다니러 올 때도 돋보기까지 끼고 집안 곳곳을 청소했다”면서 1박2일 일정으로 오는 ‘며느리맞이 대청소’를 이번 주 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씨는 “새살림을 차린 며느리 눈에 수십 년 된 내 살림은 지저분하게 보일 게 뻔한 일”이라고 했다. 특히 겉보기에는 그런 대로 깨끗하지만 찌그러진 양푼, 이 빠진 자배기 등이 자리 잡고 있는 싱크대 수납장 안이 걱정이란다. 주방을 젊은 며느리 눈에도 깔끔하게 보일 수 있게 정리할 방법은 없을까?
한국정리정돈협회 임희정 회장은 “주방은 잡다한 물건이 많아 정리하기 만만치 않지만 용도가 비슷한 물건끼리 분류한 다음 알맞은 수납도구를 활용해 동선을 따라 물건을 넣어두면 손쉽게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최근 정리를 습관으로 만드는 수납의 기술을 담은 책 ‘정리의 달인’을 펴내기도 했다.
임 회장은 주방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싱크대와 주방, 수납장 안의 물건을 모두 꺼내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나눠 놓으라고 했다. 그런 다음 불필요한 것은 과감히 버리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주란다.
임 회장은 “정리는 버리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공간은 투입과 배출, 즉 사들이는 것과 버리는 것의 균형이 맞아야 정리가 된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고 판단된 것들은 성격과 용도, 사용빈도에 따라 나눠 놓는다. 조리기구, 식기류, 소품, 잡화류 등으로 나누고, 그 안에서 다시 사용빈도가 높은 것과 낮은 것으로 구분한다.
임 회장은 “주방의 물건은 동선과 사용빈도, 크기, 무게에 따라 수납위치를 정하면 효율적으로 정리된다”고 말했다. 개수대에는 물과 관련된 도구, 가스레인지 주변에는 불과 관련된 도구를 보관하되, 자주 쓰는 것은 손이 잘 닿는 곳에, 무거운 것은 아래쪽에 보관하는 것이 원칙.
주방에서 가장 많은 것을 수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싱크대 상부장이다. 제일 위 칸에는 유리잔이나 보온병 밀폐용기 등 자주 쓰지 않으면서 무겁지 않은 물건을 바구니 2,3개에 비슷한 것끼리 나눠 담아 올려놓는다. 바구니에 담는 것은 물건을 꺼내다 다른 물건을 떨어뜨릴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 밀폐용기는 몸체와 뚜껑을 분리해 포개 놓으면 훨씬 많이 들어간다.
두 번째 칸에는 사용비도가 비교적 적은 그릇과 무게가 나가는 그릇들을 넣어둔다. 잘 쓰지 않는 물컵도 이곳에 둔다. 윗부분은 잘라내고 옆면은 컵 손잡이가 나올 만큼의 너비로 자른 페트병에 차곡차곡 넣어두면 깨질 염려도 줄고, 공간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개수대 바로 위에 있는 장에는 매일 사용하는 식기들을 넣어둔다. 큰 접시는 접시스탠드를 사용해 세로로 수납하면 꺼내기도 쉽고 자리도 덜 차지한다. ‘ㄷ’자형 선반을 위쪽선반에 걸어 공간을 나누면 더 많은 그릇을 넣을 수 있다. 이때 그릇을 꺼낼 수 있는 공간을 남겨 놓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릇을 넣을 때 무늬와 색상 모양이 비슷한 것끼리 모아두면 덜 지저분해 보인다.
임 회장은 “싱크대 하부장은 필요한 것을 바로 꺼낼 수 있도록 전체가 한눈에 보이도록 정리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했다. 개수대에는 볼이나 바구니, 가스레인지 주변에는 프라이팬이나 냄비, 조미료 등을 보관한다. 이때도 모양이 같은 것끼리 크기에 따라 겹쳐놓도록 한다. 단, 자주 사용하는 프라이 팬 등은 파일박스 등을 이용해 세로로 수납해야 공간도 덜 차지하고 꺼내 쓰기 편하다. 가스레인지 한쪽에는 양념통을 보관한다. 양념들은 드래그장이나 박스에 넣어두는 게 편하다. 이때 담아놓는 병을 비슷한 것으로 통일하고, 키가 작은 통을 앞에 놓고, 뚜껑에 이름을 써놓도록 한다.
서랍을 열어보면 얼마나 정리를 잘 하는지가 한눈에 드러나게 마련. 서랍은 반투명이나 하얀색 바구니 또는 트레이를 이용해 물건이 섞이지 않도록 구분해서 정리한다. 여분의 앞치마 행주 등도 잘 접어 세로로 수납하면 꺼내 쓰기 쉽다. 자주 쓰지 않는 조리도구도 서랍에 넣도록 한다.
임 회장은 “데드 스페이스(죽은 공간)를 적절히 활용하면 공간도 확보되지만 일의 능률도 올릴 수 있다”고 귀띔했다. 개수대 아래쪽 하부장에는 나사를 박아 체를 걸어놓거나 세탁망을 고정해 비닐봉지 등을 넣어둔다. 또 위생장갑이 든 박스를 양면테이프로 붙여 놓으면 조리할 때 쉽게 꺼낼 쓸 수 있다. 가스레인지 아래 수납장 안쪽에는 고리를 달아 주방장갑을 걸어두면 편리하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