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손인웅] 참된 中에 있는 대통령이라야
입력 2013-02-05 17:20
지금 지구촌은 경제적으로 저성장과 경기침체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가운데 주요 나라들의 지도력 교체가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전환기의 역사 속에서는 지도력 교체의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 각국의 역사성과 당면한 상황이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언제 어떤 상황에든지 적용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진리가 있다고 본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평화가 필요한 중동지역과 동북아시아에서는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일촉즉발의 초긴장 상태에 들어가고 있다. 특별히 한반도에서는 북한의 ‘핵장난’ 때문에 유엔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이 강도 높은 경계를 하면서 뜻을 모아 대응하고 있다.
연고주의 고리 과감히 끊어야
이러한 위급한 상황에서 이념과 계층과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이·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 지도력 교체라는 전환기에 발생할 수 있는 권력 누수 현상을 호시탐탐 엿보는 악한 세력들의 무모한 도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국제적 위기와 국내의 전환기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중국 요순시대의 교훈에서 길을 찾아보면 좋겠다. 요(堯) 임금은 당시 덕망이 가장 높은 순(舜)에게 천하를 물려줌으로써 철저하게 세습을 지양하고 연고주의를 극복했다.
그때 요 임금은 윤집기중(允執其中)이라는 교훈을 주었는데 그 의미는 ‘진실로 그 중을 잡으라’는 뜻이었다.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중용의 길이야말로 인간이 언제나 지켜야 할 중요한 길이며 이 원리는 정치를 하는 요체이기도 하다는 것이다(논어 堯曰편).
같은 내용이지만 서경(書經)의 대우모(大禹謨) 편에는 순(舜) 임금이 우(禹) 임금에게 양위하면서 이러한 말을 남겼다고 전한다. “인심유위(人心惟危)하고 도심유미(道心惟微)하니 유정유일(惟精惟一)하여 윤집궐중(允執厥中)하리라.”
이 말은 ‘욕심에 따라 눈이 어두워지기 쉬운 인심에 따르는 것은 위험의 근본이다. 또 도의의 마음은 그 욕심 때문에 덮어져서 숨기 쉽고, 희미해져서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인심(人心)에 대해서는 위험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도심(道心)에 대해서는 이것을 밝게 할 수 있도록 전념해서 일(一)에 이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사람으로서는 정(精)하게 이를 살피고, 전일(專一)로 잡념을 떠나서 하늘에서 내려진 중용(中庸)의 길을 틀어잡도록 힘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훈이었다.
진실로 중을 틀어잡기 위해서는 치우치지 않는 절제력과 가장 옳은 것(中)을 찾아 붙들기 위한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양극화 시대와 위기상황에서는 지도자 자신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중용의 위치에서 사회적 통합을 이루어가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특별히 한국인의 망국지병인 혈연, 지연, 학연과 같은 연고주의의 고리를 과감히 끊어버리고 모든 계층과 좌우를 끌어안는 대통합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야 할 것이다.
대통합의 리더십 발휘하길
이러한 대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소통하는 능력과 진실로 하나를 만들어가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성경 이사야 30장 21절에서는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고 강조했고,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가르친 통치철학 역시 정도(正道), 즉 중용지도였다.
새로운 지도력으로 5년간 나라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대통령은 온 국민이 원하는 지도력으로 중심을 잡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대통령 당선인이 이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손인웅 덕수교회 원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