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박모세 감동의 에델바이스 열창

입력 2013-02-04 21:22

“눈처럼 빛나는 순결은 우리들의 자랑. 에델바이스.”

4일 어둠이 깔린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뮤직텐트에는 청아하고 어디에도 때묻지 않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주인공은 박모세(22·삼육재활학교)씨.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문화행사 마지막 날 마련된 뮤지컬 갈라 콘서트에서였다. 박씨는 태어날 때 뒤쪽 머리뼈가 없어 뇌가 밖으로 흘러나와 뇌의 90%를 잘라냈지만 ‘기적의 가수’로 성장, 이번 대회 개막식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콘서트가 시작되자 사회자인 뮤지컬 배우 배혜선씨가 “개막식 애국가를 부른 박모세씨가 뮤지컬 사운드오브뮤직의 삽입곡 에델바이스와 도레미송을 부른다”고 소개하자 뮤직텐트를 가득 메운 400여명의 관중들은 기대감에 큰 박수를 보냈다. 이윽고 박씨는 환한 미소로 의자에 앉아 에델바이스를 영어로 부르기 시작했다. 지금도 앞을 제대로 못보고 걷는 것도 힘든 박씨가 정확한 영어발음으로 노래를 부르자 어수선했던 뮤직텐트는 금세 조용해졌고, 관중들은 음악을 경청했다. 박씨는 또 한국어 가사로 2절을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나올 정도로 주변 반응은 뜨거웠다.

이어 박씨는 학교 동료 6명, 배우 배씨와 함께 도레미송을 불렀다. 배씨가 선생님으로 분장해 선창하자 박씨를 포함한 7명의 천사들은 정확한 박자로 합창을 했다. 파푸아뉴기니에서 지적장애인인 딸과 함께 온 조 타팔씨는 “우리 일반인들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 정말 감탄스럽고 감동적이다. 즐거운 하루”라고 소감을 전했다.

평창=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