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박우현씨 “어릴 때 받은 이웃사랑 보답” 25년간 모은 1억 기부
입력 2013-02-05 00:12
평범한 직장인이 적금 1억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했다.
4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대형엔진시운전부 반장 박우현(57·사진)씨는 최근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와 울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각각 5000만원을 기탁했다. 전남 곡성에서 가난한 농부의 6남매 중 맏이로 태어난 그는 198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하면서 이웃들에게 베풀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어린 시절 자신의 집안을 도와준 이웃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박씨는 이후 매월 급여의 일부를 떼어 모았고, 부인 조길자(54)씨가 건설현장과 시장에서 부업을 하며 틈틈이 번 돈을 합쳐 결국 25년 만에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게 됐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배려와 관심이 없었다면 나 역시 행복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수혜자들이 잠시라도 기뻐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성금 1억원은 박씨의 뜻에 따라 주로 울산지역 독거노인, 장애인, 이주정착민 등 소외계층 후원과 재난 시 긴급구호품 마련에 쓰일 예정이다.
한편 박씨는 지난 25년간 생산현장에서 총 1512건의 공정개선안을 내고 특허출원한 베테랑으로,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