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가는 ‘2·18 대구지하철 참사’ 되새깁시다

입력 2013-02-04 19:26

2·18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10주기를 맞아 대구에서 대대적으로 추모행사가 열린다. 시민들, 유족, 대구시는 저마다 ‘참사 10년’에 새 의미를 부여하며 희생자들을 기린다.

4일 대구지하철노조 및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유족과 철도노조, 시민단체, 일반시민 등 1000여명으로 구성된 추모위원회가 오는 6일 발족한다. 추모위는 오는 15∼19일을 추모기간으로 정했다.

추모위는 10주기를 잊혀져가는 참사를 되새기는 날로 만들 계획이다. 오는 17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추모문화제를 열고 18일 오전에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추모식을, 오후에는 ‘지하철참사 10주년 지금은 안전한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또 이날 대구를 비롯해 서울, 인천, 부산 등 전국 지하철 주요 역사에서 일제히 추모 사진전이 개최된다.

특히 유족과 부상자가족들은 보상 및 추모사업 정상화의 각오를 다졌다. 더 이상 대책위원회와 시가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시의 무관심에 희생자 묘역 조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추모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판단, 소송 등을 통해 이 부분을 매듭짓기로 했다. 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 이동우(69) 회장은 “대구시 잘못을 바로잡아 11주기에는 희생자 및 부상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제대로 추모사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구시는 유족과 의견차로 답보 상태인 재단 설립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시는 유족들과의 불신을 털어내고 남은 성금 109억4100만원 중 96억원으로 가칭 ‘2·18안전문화재단’을 우선 설립할 계획이다. 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 6명의 경우 올해 말까지 유족이 나타나지 않으면 시신을 화장하고 미지급 유족 위로금 13억원을 추모사업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유족과 의견차가 있어 재단 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10주기가 된 만큼 추모사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지하철화재참사는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중앙로역에서 50대 남성이 전동차 안에 불을 질러 일어난 화재사고로 사상자가 343명(사망자 192명, 부상자 148명)이 발생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