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자금난 두산건설에 1조원 수혈
입력 2013-02-04 18:30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 등으로 자금난에 빠진 두산건설을 살리기 위해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과 오너일가 등 그룹 전체가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두산건설은 4일 유상증자 4500억원과 보유자산 매각 등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두산건설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5700억원 규모의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을 두산건설에 현물 출자하기로 했으며 박용곤 두산건설 명예회장 등 특수관계인인 오너 일가(지분 6% 내외)와 함께 두산건설에 주주배정 방식으로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를 통해 두산건설에 유입되는 현금은 유상증자 4500억원, HRSG 사업 부문 현금자산 4000억원, 보유자산 매각 1500억원 등 1조원에 이른다.
두산건설은 이번에 새로 편입되는 HRSG 사업과 기존의 매카텍 사업을 토대로 건설 중심의 사업구조를 플랜트 기자재 및 서비스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 나갈 예정이다.
두산건설과 두산건설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의결했다.
두산건설이 자금난에 빠진 것은 연간 매출액이 2조8000억원 수준인 회사가 총 사업금이 2조원 정도에 달하는 일산 제니스 PF 사업을 추진하면서 자금운영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재무구조개선 시행에 앞서 미분양, 입주지연 등으로 발생했거나 향후 발생할 손실액을 충분히 반영해 75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설정했다”며 “대손충당금 설정은 최악의 주택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어서 대형 주택사업의 잠재적 부실을 완전히 해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외를 합쳐 약 2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이번 조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주택경기 침체로 어려워진 건설사를 지원하느라 그룹 전체가 위험에 빠지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번 조치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해 어려움에 빠졌고, 웅진그룹은 극동건설에 2011년 5월 1000억원의 유상증자 등 지원에 나섰지만 결국 그룹 전체가 어려움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은 바 있다.
한장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