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대기 품고 서성이던 미혼모 결국… 탯줄도 안뗀 아기 또 버려졌다
입력 2013-02-05 00:04
광주의 한 마트에서 생후 1주일도 안된 갓난아기가 보자기에 싸여 버려진 채 발견됐다. 입양특례법 개정 이후 출생신고를 기피하는 미혼모 등에 의해 버려지는 아기들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10시쯤 화정동 모 마트의 유아휴게실에 버려져 있는 태어난 지 5일쯤 된 여아를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아직 탯줄이 배꼽에 붙은 여아는 ‘누군가 이 작은 천사를 발견하신 분께…’로 시작되는 메모와 함께 발견됐다. 산모는 메모에 ‘능력 없는 미혼모니 저에게(저로부터) 태어난 죄밖엔 없는(죄 없는) 천사입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게 도와 주셨요(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장에는 옷 3벌, 분유, 젖병 등 신생아 용품도 나란히 놓여 있었다.
아기는 현재 광주 학동 영아임시보호센터로 옮겨져 보호 중이다. 영아임시보호센터 관계자는 “과거 입양 악용 사례를 막기 위한 입양특례법 개정이 오히려 영아 유기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만연시킬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마트 내부용 CCTV에서 확보한 인상착의를 토대로 사라진 산모 신원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당일 오후 3~4시 아기를 안고 마트 내부를 서성이던 한 여성이 영아휴게실 의자에 보자기에 싼 여아를 올려놓고 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CCTV에 찍힌 용의자의 사진을 인화해 광주권 산부인과와 조산조를 돌며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부경찰서 김민용 강력2팀장은 “마트와 가까운 광천동 원룸을 중심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산모의 행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