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때 준비부족 죄송”… 측근들 휴식끝 서서히 활동재개

입력 2013-02-04 18:01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의 정치 행보는 아직 안갯속이지만 ‘안철수의 사람들’은 언론 인터뷰에 응하는 등 서서히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한 핵심 인사는 4일 “안 전 후보의 귀국이 멀지 않았기 때문에 측근들도 휴식을 끝내고 생각을 정리하며 구체적인 정치 구상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 캠프의 상황실장을 맡았던 금태섭 변호사는 CBS 라디오에서 “안 전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준비가 부족했다고 느껴 지지해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선 직후 떠난 남미여행을 끝내고 보름 전 돌아오는 길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들러 안 전 후보를 만났다고 했다. “아직 안 전 후보의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해외로 떠났던 강인철 변호사, 윤태곤 전 프레시안 기자 등 측근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이었던 무소속 송호창 의원을 비롯한 핵심 인사들이 “철저히 준비하자”는 말을 주위에 전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신당 창당이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안 전 후보 측은 공식적으로는 “아직 (거론하기에) 이르다”고 한다. 안 전 후보가 2월 말, 3월 초 돌아오더라도 곧바로 정치연구소 설립, 신당 창당 등을 구체화하지는 않으리란 것이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이미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하고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핵심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4월 대신 10월 재·보선, 혹은 내년 선거에 출마하기 전 당의 형태를 갖추자는 게 측근들의 주된 생각”이라고 전했다. 금 변호사도 “(안 전 후보가) 어떤 형태로든 조직을 만들겠지만 구체적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정당의 중요성을 실감했고 캠프에 있던 많은 분이 다방면으로 정당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초 공개하려던 캠프 백서는 내부 보고서로만 활용키로 했다. 한 인사는 “백서의 성격이 평가·분석인데 본선 출마도 안 한 대선 후보가 백서를 낸다는 게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안 전 후보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