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일가족 가스중독死…차남이 범행

입력 2013-02-03 22:40

지난달 30일 전북 전주시 송천동에서 발생한 일가족 연탄가스중독 사망 사건은 둘째아들인 박모(25)씨의 범행으로 드러났다.

전주덕진경찰서는 3일 “가스 질식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던 박씨로 ‘내가 연탄불을 피워 가족들이 숨졌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씨가 부모의 재산을 노리고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 결과 대학 휴학생인 박씨는 사건 당일 오전 1시쯤 아파트 작은방에서 아버지(52)와 어머니(55)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미리 준비한 연탄에 불을 피워 가스에 질식돼 숨지게 했다. 이어 형(27)과 함께 밖에서 술을 마신 뒤 오전 5시쯤 집으로 들어와 안방에서 같은 방법으로 형을 살해했다.

경찰은 박씨의 승용차에서 연탄가루 등을 찾아냈으며 전주시 팔복동 등지에서 박씨가 화덕과 연탄을 구입한 사실도 확인했다. 부검 결과 숨진 가족 3명에게서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일가족 가운데 박씨만 의식을 차리고 119에 신고전화를 한 데다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사실을 수상히 여겨 박씨에 혐의점을 두고 수사해 왔다.

경찰은 박씨가 부모의 재산을 노리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의 아버지는 콩나물공장을 운영해 왔으며 2층 건물을 소유하고 있었다. 경찰은 박씨가 지난달 8일에도 보일러 연통에 다른 연통을 연결해 가스가 집안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방법으로 부모를 살해하려 한 정황도 밝혀내고 추가 수사를 펴고 있다.

하지만 박씨는 경찰에서 “부모가 사기를 당해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고 가족 간 불화가 심해 다 같이 죽으려 했다”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김용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