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문제 해결나선 바이든 美부통령… 시리아는 강경책·이란은 유화책
입력 2013-02-03 23:24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2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49차 안보회의에서 중동 문제 해결에 나섰다. 중동 불안의 양대 축인 시리아 사태는 강경책으로, 이란 핵무장에는 ‘직접 대화’라는 유화책을 제시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또 이날 반정부 연합체 시리아국가연합(SNCORF) 모아즈 알 카티브 의장을 처음 만나 양자회담을 가졌다.
◇미국, 아사드 하야 촉구=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부통령은 연설을 통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폭군(tyrant)’이라고 지칭했다. 또 “더 이상 시리아 국민을 이끌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시리아 반군은 더 강해질 것”이라며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 가는 시리아 국민은 미국에서 협력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시리아 반정부 인사 하산 알리는 바이든 발언에 대해 “미국의 반군 지원이 강화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시리아 특사, 알 카티브 SNCORF 의장과도 만났다. 그는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문제를 실질적으로 풀려면 양국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미렁?양국이 그간 보여 온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러시아, 아사드와 거리 두나=아사드 정권의 강력한 우방 러시아는 안보회의에서 시리아 반정부 연합체와 첫 회담을 갖고 향후 정기적 만남을 약속했다고 중동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시리아 타르투스항에 해군기지를 둔 러시아는 이제껏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시리아 제재 결의안을 세 차례 반대해 국제사회의 해결 의지를 막아왔다. 러시아는 그러나 최근 전황이 반군 쪽으로 유리하게 전개되면서 이들에 대한 비판 수위를 조절하다 대화의 물꼬를 텄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아사드에게 하야나 망명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서서히 거리 두기를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이란에 양자대화 가능성 제기=바이든 부통령은 이란과의 양자대화 가능성도 제시했다. 물론 이란의 전향적인 자세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긴 했지만 ‘핵 프로그램은 용납 못한다’는 기존 강경론에서 한발 물러선 입장이다. 이란 역시 일대일 협상 제안을 뿌리치지 않았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3일 미국과 직접 핵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다른 편(미국)이 이번에 진정한 의도, 공정하고 진실된 의도를 갖고 온다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미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집중하면서 이란에 대해선 비교적 온건한 대응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근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에 원심분리기를 설치했으나 이는 무기급 핵물질을 만들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HEU)용이 아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도 이를 자진 통보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