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설 대목 매출 부진에 비상

입력 2013-02-03 18:04

설을 일주일가량 앞둔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본격적인 설 선물 판매가 시작됐지만 매출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3일 설 선물 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법인 고객 1인당 평균 구매액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어든 9만5000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량으로 선물을 구매하는 법인 고객은 소비 진작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번 설에는 불황의 여파로 씀씀이를 줄였다. 예년 10만∼15만원대 선물을 구매하던 법인 고객은 올해 7만∼10만원대 선물을 주로 구매했다.

이마트의 경우 1월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3.8% 하락하며 이마트 개점 이후 최악의 매출 실적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설을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선물세트 매출도 처음으로 5.2% 감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렇게 매출이 좋지 않은 설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마트가 발표한 지난해 이마트 지수에 따르면 내점 고객 수는 1% 감소했고 이에 따라 매출과 1인당 평균구매액도 모두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설을 앞두고 채소류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이 뛰고 있는 것도 악재다.

이마트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일반 상품까지 대대적으로 할인 판매하고 있다. 명절 시즌에 명절음식이나 선물세트가 아닌 일반제품으로 할인 판매하는 것은 이마트 창립 20주년 만에 처음이다. 허인철 이마트 사장은 “명절에 일반 상품을 구매하러 오는 고객이 78%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14일까지 총 2000여개의 품목, 1000억원가량의 물량을 최대 55%까지 할인 판매한다. ‘미끼상품’ 근절을 위해 시행 중인 품절제로 보상상품도 200여개를 선보인다. 평소에는 20개 안팎으로 하던 것을 10배가량 늘린 것이라는 게 이마트의 설명이다.

롯데마트도 설 전날인 9일까지 한우, 조기, 사과, 배 등 설 관련 제품을 최대 30%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