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치매 60대 혼자 집에 있다 화재 참변
입력 2013-02-03 17:55
중증 치매를 앓던 60대 여성이 혼자 집에서 머물다 화재가 발생해 혼수상태에 빠졌다.
3일 서울 영등포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6시쯤 서울 대림동 김모(51·여)씨의 빌라에 화재가 발생, 집안에 있던 김씨의 언니(65)가 연기를 마시고 정신을 잃어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은 중증 치매 환자인 김씨의 언니가 혼자 양초에 불을 붙이려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직후 귀가하던 김씨의 아들(24)이 현관문 틈새로 검은 연기가 빠져나오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김씨에 따르면 이혼과 경제적인 어려움, 가족의 병마 등으로 인해 언니는 10여년 전부터 신경성 우울증을 앓아왔다. 언니의 우울증은 정신이상 증세와 치매로 악화됐다. 언니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지만 모두 분가했고, 4∼5년 전부터 신길동 자택에서 혼자 살아왔다. 김씨는 한 달 전쯤 언니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지만 불의의 화재로 언니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김씨는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일이 벌어졌다. 언니를 잘 보살피지 못한 내 탓 같아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며 “병원에서는 언니가 회복할 가망이 없다고 하는데 부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