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 주인공 가수 조성모 “내 삶과 비슷한 요셉에 끌렸죠”
입력 2013-02-03 16:49
발라드 가수 조성모(36)는 1년 전 ‘광화문연가’로 처음 뮤지컬에 도전했다. 가요를 바탕으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이었기에 제대로 평가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엔 정통 뮤지컬이다. 12일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올리는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이하 ‘요셉 어메이징’)의 주인공 요셉 역이다. 사실상 뮤지컬 배우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인 셈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조성모를 만났다. 온화한 성품 속에 굳은 의지가 보였다. ‘조성모, 전문 뮤지컬 배우 못지않네. 연습 정말 많이 했네.’ 이런 평가를 꼭 받겠다고 말했다.
# 두 번째 번지점프를 뛰는 마음으로
‘요셉 어메이징’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 그는 제작사(라이브앤컴퍼니)에 되레 물었다. “제가 앞으로 뮤지컬을 하는 게 맞겠습니까?” 그는 “원래 번지점프를 한 번 뛰긴 쉽다. 그런데 두 번째는 공포감을 아니까 쉽게 도전 못한다. 솔직히 그런 마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콘서트와 뮤지컬 무대는 많이 달랐다. “콘서트에 올 정도면 제 노래를 거의 아는 분이죠. 환호와 박수 속에 같이 공감하는 무대가 됩니다. 그런데 뮤지컬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돈 내고 왔으니 어디 보여 다오’ 그런 분위기랄까, 지난해에 응원과 함께 쓴소리도 들어서인지 다시 시도하기가 두려웠지요.”
그래도 결심한 것은 작품 때문이다. ‘요셉 어메이징’은 ‘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영국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라이언 킹’ ‘아이다’ 등을 작사한 영국 작가 팀 라이스가 처음으로 공동 작업한 작품. 국내 정식 라이선스 공연도 처음이다.
# 역경 극복한 요셉과 닮은 조성모
더 중요한 이유는 배역에 끌려서다. “10년 전쯤 아는 분이 ‘네 삶이 요셉을 닮았다’고 하셨죠. 그래서 요셉에 대해 일부러 알아보고 성경을 읽어보기도 했어요. 정말 비슷한 부분이 있었지요.”
총명하고 영특한 요셉은 12명의 형제 중 아버지 야곱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조성모는 1998년 혜성처럼 나타났다. 데뷔한 지 하루 만에 인생이 확 달라질 정도로 대성공이었다. 요셉은 형제들의 시기를 받아 노예로 팔려가는 고난을 겪는다. “저도 마음 아픈 사연도 있고 좌절한 순간도 있었죠. 아쉽고 안타깝고 두렵고, 도망치고 싶었지요.”
2009년이 그랬다. 박은태 임태경 박건형 등 쟁쟁한 배우들과 뮤지컬 ‘모차르트’에 주인공으로 뽑혔다. 그런데 KBS 2TV ‘출발 드림팀’ 녹화 중 발목을 다쳐 시작도 하기 전 뮤지컬에서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 자리에 그룹 JYJ의 시아준수가 들어갔고, 시아준수는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속상했지요. 하지만 그때 섣부르게 도전했더라면 오히려 실망감을 드렸을 수도 있지요.” 부상으로 전국 투어, 일본 투어 등이 줄줄이 취소됐다. 전 소속사와 소송도 있었고, 2010년 11월 결혼하면서 발라드 가수로서의 인기도 주춤했다.
“1년 전만 해도 이제 이 일을 하지 말라는 건가 보다. 가수로서 예술가로서 내게 더 이상 무대가 주어지지 않나보다 생각했지요.” 역경을 극복하고 결국 이집트의 2인자가 된 요셉처럼 조성모도 다시 한번 비상을 꿈꾸는 중이다.
# 15년 무대에 섰는데도 여전히 배울 것 많아
그는 요즘 뮤지컬의 재미에 풍덩 빠졌다. “걸음마를 배우는 기분이에요. 배우로서 모든 감정은 걸음걸이부터 시작되더라고요. 조금씩이지만 나아져 가는 걸 스스로 느낍니다. 15년을 무대에 섰는데 아직도 배우고 도전할 게 있네요. 그래서 이 일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요셉’ 역에는 배우 송창의(34), 그룹 부활의 정동하(33), 그룹 제국의아이들의 임시완(25)이 함께 캐스팅됐다. 그는 “누가 더 잘하나 아주 기분 좋은 경쟁을 하고 있다. 서로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내 나이쯤에 축구선수 홍명보는 감독의 길을 걸었다. 나도 감독 나이가 됐는데 언제까지 플레이어로서 전성기 같은 경기력을 가질 수 있나 하는 두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요셉 어메이징’에는 역경을 극복한 한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다. 그는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보고 ‘나도 요셉처럼 포기하지 말고 이뤄내야지’하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