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함께라면 우린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입력 2013-02-03 16:57
“힘을 주세요. 사나운 눈보라 넘을 수 있게. 넌 할 수 있어. 우린 할 수 있어. 뜨거운 가슴으로. 투게더 위 캔, 투게더 위 캔….”
아주 특별한 올림픽인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이 어느새 폐막을 하루 앞뒀다. 지난달 29일 용평 돔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7개의 정식 종목과 1개의 시범 종목 경기가 지적장애인 선수와 선수 가족, 자원봉사자 그리고 관객들의 뜨거운 함성과 함께 매일 열리고 있다. 이번 대회 슬로건이자 주제가인 ‘투게더 위 캔(Together We Can)’의 가사처럼 대회에 온 모든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장애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부수기 시작했다.
참가와 도전을 중시하는 스페셜올림픽은 ‘패자가 없는 올림픽’이다. 여타 스포츠 대회처럼 예선에서 기록이 좋지 않은 선수가 탈락하고 빠른 선수가 결승전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종목이라도 수준이 비슷한 선수끼리 경기 등급을 나누는 디비저닝을 거친 후 모든 선수들이 결승전에 나간다. 기록이 좋지 않은 선수는 좋지 않은 선수끼리, 좋은 선수는 좋은 선수끼리 경쟁한다.
따라서 메달 색깔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물론 1∼3위를 차지한 선수는 금·은·동메달을 차지하지만 4∼8위 선수들도 리본을 받는다. 그래서 시상대의 높이도 같고, 선수들이나 국가의 메달 획득 현황도 나오지 않는다.
“나는 승리할 것입니다. 승리하지 않더라도 용기를 내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는 선수단 선서의 내용처럼 최선을 다하는 선수의 모습이 바로 메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평창 스페셜올림픽을 통해 금메달 못지않은 깨달음을 얻는 것은 자원봉사자와 관객 그리고 나아가 한국 국민이다. 그동안 지적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으로 봤으나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일반인과 다르지만 각각의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평창 스페셜올림픽은 단순히 1회성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스포츠를 통해 긍정, 포용, 공존 등 사회통합의 가치를 제시해준 소중한 유산으로 남을 것이다.
“이곳 평창에서 시작한 동행으로 지적장애인이 세계 어느 곳에서 태어나고 살아가든지 모두 행복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우리 함께 하자”는 나경원 대회 조직위원장의 말처럼 이제부터 지적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동정의 시선 대신 이해와 공감의 시선을 보내자.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지적장애인들의 꿈에 귀기울여 보자.
평창=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