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주시대 문 열다] (중) 세계는 우주개발 전쟁 중
입력 2013-02-01 22:57
21세기 우주경쟁 중심은 아시아… 한국 가세로 화끈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국들이 우주개발 투자 확대를 밝히면서 ‘신(新)우주개발 경쟁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나로호(KSLV-Ⅰ) 발사 성공으로 아시아는 21세기 우주경쟁의 새로운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우주개발의 새 축으로 등장한 일본과 중국, 인도 등 아시아는 한국의 가세로 올해 우주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중국은 올 하반기 달 탐사선 ‘창어 3호’를 보내 표면에 착륙시킬 예정이다. 인도 역시 올해 11월 화성 궤도에 무인 탐사선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지난해 7월 국가 우주정책 관련 예산을 감독하는 내각 수준의 우주전략실을 신설했다.
뒤늦게 자력위성발사국 모임인 ‘스페이스 클럽’에 이름을 올린 한국은 100% 국내 기술로 추진 중인 한국형발사체(KSLV-Ⅱ)를 개발해 늦어도 2021년까지 발사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3년 달궤도선, 2025년 달착륙선을 쏘아올릴 복안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데니얼 핑스턴 국제위기감시기구(ICG) 동북아시아프로젝트 부책임자는 “아시아는 이미 세계 우주 경쟁의 진원지(epicenter)가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과거 우주 경쟁을 벌인 미국·유럽과 러시아(옛 소련)가 최근 달 탐사 프로그램을 잇따라 발표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이달 중순 달과 화성, 소행성 등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해 개발한 차세대 우주캡슐인 ‘오리온 심우주 캡슐’을 2014년 시험 발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오리온 캡슐이 처음 향할 곳은 달이다. 앞서 러시아 연방우주국도 2015년 달 궤도를 탐사할 무인 우주선을 달에 보낸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달 탐사는 1973년 이후 중단됐다.
최근의 우주 탐사 경쟁 배경에는 과거 미·러 간 자존심 대결보다는 인공위성 시장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군사 목적뿐 아니라 인공위성을 활용한 정보통신과 식량 예측, 자원탐사 등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각 나라는 위성 발사를 위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 밖에 러시아는 올해 초 수립한 ‘2030 이후 우주활동 발전전략’을 통해 우주개발을 위해 해마다 우리 돈으로 7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발사체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는 올해에만 모두 36기의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2030년 유인화성탐사’ 등 신우주정책을 2010년 발표한 미국은 2011년 11월 화성무인 탐사로봇 ‘큐리오시티’를 발사했고 현재 화성 표면을 탐사 중이다. 유럽도 신형 발사체 개발 강화 및 2025년 유인화성 탐사를 위한 ‘오리온 계획’을 추진 중이다.
건국대 우주항공시스템공학부 이창진 교수는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이 모두 스페이스클럽에 들어간 상황에서 경제적 목적은 물론 국가간 자존심 걸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과시용이나 이벤트성보다는 우리의 강점을 살려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우주 개발과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