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靑비서실장은 중량급… “당선인의 아바타가 필요”

입력 2013-02-01 18:37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첫 청와대 비서실장은 어떤 유형의 인사가 선택될까. 당선인 측이 총리와 장관들보다 청와대 인선을 먼저 발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여러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이르면 1일 발표하리란 관측이 많았으나 박 당선인은 이날 인선 발표를 하지 않았다. 주말 동안 비서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수석 인선의 막바지 작업을 한 뒤 다음주 초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행정관급 인선까지 마무리됐다는 얘기가 돌면서 박 당선인 측이 발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선인 측에선 첫 비서실장으로 박 당선인에게 쏠려있는 권한과 책임을 분담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물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핵심 측근은 “당선인의 아바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사부터 국정과제 점검 등 모든 정권 인수 작업의 부담이 당선인에게 쏠려 있는 현실을 어떻게든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의 의중을 잘 알면서 동시에 여의도 사정에 정통한 ‘정무형’ 친박 중진의 발탁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인수위 주변에선 박 당선인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최경환 의원이 1순위로 꼽힌다.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내 여의도 현실 정치는 물론 행정부처 이해도 역시 높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당선인에게 제안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권영세 전 의원도 “제안 받은 바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농림수산부장관을 역임하고 박 당선인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유정복 의원도 거론된다. 하지만 유 의원은 수도권 현역 의원이어서 비서실장에 기용돼 의원직을 내놓으면 수도권에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도 마찬가지로 서울 용산구가 지역구라는 점에서 청와대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이정현 정무팀장의 발탁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있다. 이 팀장은 박 당선인과 오랫동안 접촉하면서 당선인의 뜻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헤아리고 언론 등 외부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인수위 출범과 동시에 언론과의 ‘허니문’이 끝날 정도로 대언론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이 팀장의 발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대선캠프 기획조정특보를 맡은 최외출 영남대 교수가 거론된다. 하지만 당선인 측 관계자는 “최 교수의 경우 본인도 비서실장을 할 의지가 별로 없고, 당선인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