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사흘째 ‘식사 정치’

입력 2013-02-01 22:58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일 서울시내 안가(安家)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을 상대로 사흘째 ‘식사정치’를 이어갔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이틀 연속 강조했던 ‘신상털기식’ 인사 검증의 문제점과 청문회 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식사정치의 주제는 ‘정부와 국회의 원활한 협조’로 바뀌었다. 부산 지역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당선인이 ‘19대 국회는 국회선진화법이 적용되는 역사적인 국회인 만큼 당·정·청이 이견이 있을 때마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무총리, 장관들이 국회와 협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했다”고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박 당선인은 부산 지역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한 데 이어 저녁에는 대구 지역 의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주로 지역 현안과 국회 업무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박 당선인은 먼저 “(대선 때) 부산에서 고전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선전했다. 지지를 보내준 부산시민과 고생한 의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1시간가량 진행된 식사시간은 대부분 대선 과정에서 활약한 지역 의원들의 ‘무용담’으로 채워졌다.

현안 등 진지한 얘기도 자연스레 오갔다. 박 당선인은 주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타당성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외교통상부에서 ‘통상’ 기능을 떼어내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하는 문제에 대해 자신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활동 경험을 토대로 필요성을 설명했다. 박 당선인이 ‘외국과 통상교섭을 하면 외국은 통상 전문가들이 나오는데 우리 쪽에선 외교 전문가들이 카운터파트로 나가는 게 적절치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61번째 생일을 하루 앞둔 이날 미리 생일 축하도 받았다. 인수위 관계자는 “오후에 집무실을 막 나가려 하는 당선인을 붙잡다시피 해서 생일파티를 했다”고 말했다. 통의동 집무실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등 각계에서 보낸 축하 난(蘭)도 배달됐다. 1952년 2월 2일생인 박 당선인은 진갑(進甲)을 맞는다. 외부 행사 없이 조용히 생일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