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위원장, 의혹 해명 “충격에 졸도… 가정파탄 직전 몰렸다”
입력 2013-02-01 18:25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총리 후보직을 사퇴하게 된 의혹에 대해 1일 서면자료를 내고 일일이 해명했다. ‘부실 검증’ 비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당선인을 옹호하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여전하다. 부동산 투기는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뒤늦은 장문의 해명=김 위원장은 장남 병역 면제와 관련해 “원래 마른 체형이었던 데다가 대학 시절 고시공부 등으로 인해 건강상태가 좋지 않게 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차남이 통풍으로 면제받은 것에는 “지금도 통풍 관련 상비약을 구비해 필요 시 복용한다”고 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구입 자금을 모친으로부터 받았고 과정에 위법성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안성시 임야는 “매입 금액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65만원 정도”라며 “당시 증여재산 공제액 150만원에 미달해 과세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두 아들 명의의 서울 서초동 부동산은 “구입 당시 임야였으며 사전에 개발 정보를 입수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증여세는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이라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인의 서울 마천동 밭은 사인 간 채권을 변제받지 못해 대물변제 받은 것이고, 인천 북성동 대지는 매각되지 않던 미분양 토지를 적금 든다는 생각으로 매입했다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김 위원장은 A용지 12장짜리 해명 자료 앞부분에서 “당선인이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은 채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는 쪽으로까지 비난이 확대돼 새 정부를 구성해 출발하는데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과 자녀, 손자들까지 언론 취재를 받은 점을 들며 “신경쇠약에 걸리게 되는 것은 차치하고 이런 저런 충격에 졸도하는 등의 사태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가정은 물론 자녀들 가정까지 파탄되기 일보직전으로 몰렸다”며 비통한 마음을 토로했다.
◇여전히 남는 의문들=장문의 해명에도 의혹은 여전하다. 김 위원장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의 경우 장남은 신장과 체중이 기재돼 있는 학교생활기록부 등 ‘원래 마른 체형’이었다는 점을 입증할 자료가 충분치 않다. 차남이 2급 현역 판정을 받은 첫 징병검사 이후 6년이 지나서야 재검을 받았다는 것도 석연찮다.
부동산 의혹 해명은 사실상 투기를 인정한 것이라는 비판까지 있다. 수도권 임야와 대지 등을 투자 목적으로, 지인의 추천으로 집중 매입했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서초동 부동산은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서울 마천동 토지도 “투기 목적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해당 토지가 그린벨트였다가 이후 대부분 도로로 수용돼 많은 보상액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수원 금곡동에 보유했던 임야(1만7355㎡)가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수용돼 수십억원대 차익을 올렸다는 의혹은 아예 해명하지 않았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