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대통령 되길” “항상 DJ에 감사”… 이희호-아웅산 수지 첫 만남

입력 2013-02-01 18:26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가 1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평생 민주화운동에 헌신해 온 두 여걸의 첫 만남은 생전에 수지 여사 석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김대중도서관 5층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이 여사는 “남편이 살아 계셨다면 아주 기뻐하셨을 겁니다. (김 전 대통령은) 여사님 건강과 자유를 갈망하셨어요”라고 방문을 환영했다. 수지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없어 아주 안타깝다”고 답했다.

이 여사가 “남편과 2007년 서울에서 ‘버마의 밤’ 행사를 열어 수지 여사님이 자유롭게 되시기를 원하는 그런 성금을 준비하기도 했다”고 회상하자 수지 여사는 “항상 김 전 대통령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여러분의 노력 덕분에 제가 가택연금에서 나오게 됐다”고 화답했다. 이 여사는 “앞으로 꼭 미얀마의 대통령이 되셔서 자유로운 나라를 만드시길 바란다”고 했다. 접견에 앞서 수지 여사는 도서관 지하 강당에서 미얀마 교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사용했던 백자 도자기를 수지 여사에게 선물했다. 수지 여사는 답례로 미얀마 현대 미술가의 그림을 선물했다. 김 전 대통령은 수지 여사가 연금돼 있을 때인 1994년 아태민주지도자회의(FDL-AP)를 만들어 석방운동을 벌였으며, 김대중도서관 측은 한국의 미얀마인들에게 모임 공간을 제공해 왔다.

한편 지난 28일 입국한 수지 여사는 4박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한국을 떠났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