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위협] 北, 또 위장술… 풍계리 갱도 입구 가림막으로 덮어
입력 2013-02-01 23:01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때처럼 핵실험장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위장술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첩보위성 관측 결과 3차 핵실험 장소로 지목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한 갱도 입구에 설치된 가림막이 식별됐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1일 밝혔다.
한 소식통은 “갱도 입구에 지붕 모양의 가림막을 설치한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막바지 단계에 와 있는 핵실험 준비 상황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의 행위가 일종의 위장술로 보인다”며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했을 때와 유사한 교란전술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대형 가림막을 설치한 뒤 로켓 조립을 했다. 가림막 안에서 작업이 진행돼 로켓 조립 작업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감시를 피하려고 발사대에 세워진 로켓을 해체하는 듯한 교란전술을 구사하기도 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발사 직전 가림막을 철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의 핵실험 준비가 거의 끝난 것으로 판단하면서 막바지에 갱도 속으로 어떤 장비가 들어가고 나오는지 파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전날 경남 진해 해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풍계리에서 분주한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그러한 행동이 기만전술인지 실제 핵실험을 위한 것인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직원 월례조회에서 “현 상황은 과거 1, 2차 핵실험과는 다른 엄중한 상황”이라며 “북한의 3차 핵실험은 핵개발을 위한 마지막 단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3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북한은 청년들에게 군 입대를 종용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그들은 입대를 탄원하였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대학 재학 중 인민군 입대를 탄원한 평양건축종합대학 5학년 김철진을 소개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지난달 26일 “조선에서 격노한 민심이 폭발하고 있다”며 “멸적의 의지를 안은 수많은 청년이 연일 인민군대 입대·복대를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