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하늘 찌르는 플로어하키팀 열정

입력 2013-02-01 18:21

1일 강릉 생활체육센터는 ‘대한민국’을 외치는 응원단의 목소리와 선수들이 내지르는 고함소리로 가득 찼다. 플로어하키 국가대표 ‘반비’팀을 응원하러 나온 선수 가족과 시민 100여명은 플래카드와 북, 응원막대를 활용해 경기 내내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반비’팀은 이날 알제리 대표팀과의 디비저닝(예선) 경기에서 초반엔 2-1로 경기를 주도했으나 역전을 당해 후반엔 3-4로 끌려갔다. 하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덕에 경기 종료 1분18초 남긴 상황에서 박철호(25)의 동점 슈팅이 터져 4-4 동점을 기록했다. 나무나 우레탄 바닥에서 진행되는 플로어하키는 아프리카나 중동 지역 등 빙상장이 없는 나라에서도 동계 스페셜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채택됐다. 이 때문에 전체 참가선수의 40%는 빙상장이 없는 나라에서 온 선수들이다. 20cm 지름의 커다란 도넛처럼 생긴 퍽을 스틱으로 몰고 가 골대에 넣는 방식으로 3분씩 9피어리드까지 진행된다. 스페셜올림픽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공평하게 참가할 수 있도록 많이 뛴 선수와 적게 뛴 선수가 참가한 피어리드가 2회 이상 차이가 나서는 안 된다.

이날 퍽을 따라 날쌔게 움직이며 몸싸움도 마다않는 플로어하키 선수들은 모습은 지적장애인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박진감이 넘쳤다. 벽을 이용한 바운드 패스나 상대를 속이는 페인팅 동작은 알고도 막지 못할 정도였고, 속도가 빠른 퍽의 구멍에 스틱을 꽂는 기술은 감탄스러웠다.

강원도 장애인복지관 소속의 반비 팀에는 레저스포츠학과에 다니는 주장 이진배(22)를 비롯해 ‘삼촌’으로 불리는 김재영, 권이삭(16) 욱현(17) 형제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16명의 선수가 속해 있다. 열악한 환경 때문에 복지관 마당이나 운동장에서 훈련을 하고 실업 아이스하키팀이 쓰고 버린 장비를 재활용해 연습해왔지만 팀워크는 여느 팀에 뒤지지 않았다.

손원우(34) 감독은 “힘든 점도 많았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순수하게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을 보면 너무 자랑스럽다”면서 “금메달을 목표로 앞으로 진행될 결승 경기에서 실력 발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두 골을 기록한 정동호(17)는 “그동안 개인기와 드리블을 열심히 연습했고 오늘 슈팅을 할 때 골이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며 “앞으로 5골을 더 넣는 게 이번 올림픽의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응원을 나온 이재욱 선수의 어머니 박창숙(49)씨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선수들이 너무 예쁘고 자랑스럽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강릉=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