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쇼크’ 1월 무역수지 강타… 기업들 채산성 악화 전망

입력 2013-02-01 18:06


엔저 등 환율 변동이 연초 우리나라 수출을 강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줄면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등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1월 무역수지 흑자가 8억74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전달의 20억 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엔저 쇼크가 본격적으로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수출은 460억8500만 달러, 수입은 452억1100만 달러였다.

지난해 11월 44억1000만 달러, 12월 19억2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엔저 행진이 시작되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급감하는 것이다. 특히 8억7400만 달러는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다. 하루 평균 수출증가율도 2.5%로 지난해 12월(7.5%)보다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지경부는 “하루 평균 수출증가율의 둔화 등을 볼 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된 원화 강세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 하락으로 향후 우리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약화 및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엔저 쇼크가 시작됐음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저 현상이 계속될 경우 자칫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엔저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11월 44억5300만 달러에서 12월 41억9400만 달러로 수출액이 크게 줄었다. 다만 올 1월에는 K3 등 신차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42억6800만 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지경부는 환율 및 업종별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환변동보험 지원금액을 1조5000억원으로 확대해 수출 중소기업의 환율 변화 대응능력을 높일 방침이다.

한편 통계청은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5%를 기록, 석 달째 1%대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1%대를 기록한 것은 1999년 1월∼2000년 2월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물가의 하향세가 이어짐에 따라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