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젊은이들을 믿음으로 훈련시키고 이들을 올바른 신앙인으로 세우기 위해 교회 학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 인헌동 장대현교회 학사를 맡고 있는 이민우 목사는 5년째 남학생들과 학사에서 함께 지내며 그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있다. 교회 학사가 학생들의 신앙고백, 생활태도를 특히 강조하는 이유는 학사라면 기숙사나 하숙 등 일반 주거시설과 뭔가 달라야 된다는 원칙
인우학사 사감 이범조 목사도 “엄연히 교회 학사임에도 주일 예배를 드리지 않거나 통금시간을 지키지 않고 담을 넘어 몰래 들어오는 학생이 있다”며 “학생들에게 적은 비용으로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신앙을 바로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신앙 지도에 있어서는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신앙 성장과 함께 적은 관리비, 다양한 편의시설, 장학금의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교회 학사가 인기지만 들어가는 건 쉽지 않다. 대부분 12월과 다음 해 1월에 학생들을 선발하는데 사실상 12월 말에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27∼29일 교회 학사 담당자들과 통화한 결과 상당수는 모집 정원을 이미 채웠다. 창조교회 대현교회 등촌교회 강서남서울교회 창대한교회 등 몇몇 곳만 적은 수의 인원을 추가 모집 중이다.
교회 학사는 공통적으로 담임목회자의 추천서를 받고 본인의 신앙고백을 확인한다. 주일예배에 참석하고 교회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할 것을 권장하는 등 신앙 공동체 생활을 강조한다. 벌점제를 두고 무단 외박이나 생활 규칙 위반시 퇴사시키기도 한다.
학사들 중에는 농어촌·미자립교회 목회자나 선교사 자녀들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이는 곳이 많다.
서울 창2동의 목민학사는 지방에서 목회를 하던 설립자 고 박명수 목사가 자녀들을 서울로 유학 보내며 힘들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워졌다. 이 학사는 박 목사의 사재로 설립돼 여러 교회의 목회자 및 장로의 후원, 자녀들의 기부금 등으로 운영하며 농어촌교회 목회자 자녀들만 선발하고 있다. 주일성수를 지키는 것이 조건으로 사감이 출석하는 박 목사가 은퇴 전까지 시무하던 서울 제기동 청량교회에 함께 출석할 것을 권면한다.
특이한 규칙을 정한 학사도 있다. 전북 전주시 서신동 늘푸른선교회는 시골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려야 한다. 서울을 비롯한 6개 주요 도시에 학사를 세운 명성교회는 특별새벽예배로 유명한 교회의 특성처럼 학사생들이 매일 새벽예배에 참석토록 규칙을 정했다.
또 서울 마천동교회 강동학사는 모든 학사생이 예수전도단에서 제공하는 묵상훈련을 받도록 했으며 명덕학사는 재활용품과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을 반드시 실천하는 에코 학사를 지향하고 있다.
또 올해 새롭게 문을 연 학사들도 있다. 경기도 안양시의 일심비젼교회는 다른 학사들과 달리 취업 준비생에게도 개방했다. 현재 세 채이나 주택 한 채를 더 구입해 총 네 채로 학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대전시 정림성결교회는 여학생을 대상으로 뽑고 있다. 전주의 늘푸른선교회와 부산시 연산동 서문교회는 학사를 운영한 지 1년이 채 안 돼 빈방의 여유가 있다.
서울시민교회 학사의 책임자인 오경석 목사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학사는 한 번에 많은 인원을 뽑을 때가 있지만 대부분 결원이 생길 때 수시로 충원한다”며 “따라서 관심있는 학사에 빈 방이 있는 지 수시로 알아보고 미리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놓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영경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대학생 신앙공동체 ‘학사’ 24시] 주일 예배·쓰레기 분리수거 ‘필수’, 무단 외박?… “방 빼세요”
입력 2013-02-01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