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성령중앙협의회 새 대표회장 유순임 목사, “교회를 어머니 품처럼… 모성적 성령운동 전개”

입력 2013-02-01 17:48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는 사회적 약자의 모태공간이 돼야 합니다.”

㈔세계성령중앙협의회(세성협) 새 대표회장 유순임 목사의 취임일성이다. 유 목사는 1일 서울 이화동 세성협 본부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어머니 품은 누구에게나 안식처가 되듯 한국교회가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사회적 약자를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한국교회와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화해와 치유, 회복하는 모성적 성령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7년 3월 설립한 세성협은 한국교회의 성령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18개, 해외 51개 조직을 중심으로 성령운동을 전개하는 기독교 목회자 연합기구다.

“세성협의 가치는 오늘의 민족 역사 속에서 성령운동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 운동을 통해 우선 회개하고 교회와 성도가 거듭나므로 사회의 부정, 불의, 부패 등 우리 사회 문제를 개혁하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평화통일운동을 선교적 과제로 삼을 것입니다.”

신임 유 대표회장은 세성협 25년 역사에 첫 여성수장으로, 교계는 첫 여성 대통령 출범과 발맞춰 성령운동 확산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넉넉해 보이는 외모이지만 그의 삶은 한편의 인생극장을 연상케 한다. 그는 73년 원인 모를 병으로 사경을 헤맸다. 오산리기도원에서 기도 가운데 성령의 불을 받고 병을 고쳤다. 그리고 그토록 핍박하던 예수를 영접했다.

“예수를 믿기 전엔 어떤 사람들이 교회에 다니는지 궁금했습니다. 출석하던 교회에서 방언을 하면 등을 때리고 무시했고요. 1년6개월만 교회에 다니려 했었는데…. 병 고침을 받고 복음 전하는 일에 적극 나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78년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함께 반석선교회를 설립했다. 이 기도모임은 군선교와 교도소 선교, 미자립교회 지원, 신학생 장학금 전달 등 특수선교를 펼치게 했다. 이후 그는 신학교를 졸업하고 84년 일본 도쿄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유 목사는 지금까지 30년 넘게 목회와 군선교 등 특수사역을 하고 있다.

여성 목사가 생소했던 시절, 교회를 개척하고 선교활동을 하는 것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우선 이끌어주는 선배가 없었다. 목회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상의할 수 없었던 것이다. 여성 목사를 인정하지 않는 교단이 적지 않았다. 심지어 큰 교회에서는 대표 기도를 못할 정도였다. 외로움이 밀려왔다. 여성 목회자이기 때문에 사회적·교회적으로 받는 제약은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바라보게 했다. 그러자 가는 곳마다 치유의 역사가 강하게 일어났다. 남성 목사들도 유 목사를 인정하고 협력 사역을 펼치게 됐다. 그때 붙여진 별명이 ‘목사 유관순’이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지도자로 이름나 있다.

유 목사는 지금까지 60여 국가를 돌며 복음을 전했다. 북한 땅도 4번이나 밟았다. 한국교역자목회연구원을 설립했고 열심히 후학을 양성했다. 1000여명의 여성 목회자와 함께 예장 열린총회를 세웠다. 여성 목사를 세워 나갔으며 국내외 교회 개척에 온 힘을 쏟았다.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에 복종해 전 세계에 여성 선교사들을 파송했다. 흩어진 여성 선교사들은 낯선 이역 땅에서 교회를 세우고 어둠의 세력들을 물리쳤다. 또 교육의 장을 펼치고 현지 선교사들을 배출해 냈다. 가는 곳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들이 열매로 맺혀졌다.

세성협은 ‘2017 종교개혁 500주년 성령대회’ 준비를 위한 기도회와 심포지엄 등을 열 계획이다. 성령대회는 2017년이 종교개혁 500주년이자 평양 장대현교회 성령운동 110주년임을 상기시켜 한국교회에 새로운 성령운동의 붐을 일으키는 것이 목적이다. 다양한 준비행사 및 집회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6만 교회 1200만 성도를 하나로 결집한 교계 부흥운동을 통해 10만 교회 2000만 성도 규모로 교세를 확장시켜 민족복음화를 이루길 고대하고 있다.

유 목사는 “한국교회는 예수님보다 소리가 큰 것이 문제”라며 “교회가 크던 작던 유명해지면 변질되곤 한다”고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재 여교역자목회연구원 이사장과 대한민국어머니기도협의회 총재, 서울 반석침례교회 원로목사이며 예장 열린총회 총회장과 세계성령중앙협의회 상임회장, 2010천만인성령대회 상임대회장을 역임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