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제약사 바이엘, 강제 퇴직각서 싸인 받아내 영업사원 내쫒아
감금과 협박으로 직원 해고 충격
[쿠키 경제]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제약기업 바이엘코리아가 구조조정 진행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에게 협박과 감금을 통해 강제 퇴직서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닐스 헤스만 대표가 직접 나서 직원들의 강제 퇴직서 작성을 강요해 충격을 주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와 바이엘 측에 따르면 이 회사 영업사원 4명이 닐스 헤스만 대표이사를 포함한 회사 측 4인을 고소ㆍ고발하고, 노동청에 구제신청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바이엘코리아는 지난해 5월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 500여명 중 100명을 감원한 바 있으며, 지난해 12월 병원 영업사원 4명에게 2시간 만에 강제퇴직 각서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로부터 강제 퇴직을 강요받았다는 한 직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바이엘코리아 측의 부당한 해고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이 직원은 닐스 헤스만 대표가 전례 없는 감금 퇴직 요구를 한 것은 외국인 대표이사가 한국인을 무시한 처사라며 울분을 토했다.
해당 영업사원은 “5년 동안 최선을 다해 일했던 나에게 퇴직각서를 요구하면서, 닐스 헤스만 대표는 각서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정확히 읽을 시간도 주지 않았다”면서 “갑작스런 강제퇴사 요구에 울며 빌며 생각 할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협박과 감금을 통해 사인만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영업사원은 닐스 헤스만 대표와 바에일코리아 측은 이런 방식으로 병원 지점에서 근무하는 영업사원 4명을 2시간 만에 강제 퇴사시켰다고 증언했다.
특히 영업사원은 “그 당시 회사 측은 밀실 같은 회의실 구석자리에 우리를 몰아넣었으며, 휴대폰을 압수하는 등 인간적 모욕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퇴직각서에 사인을 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울면서 나가려고 하자 닐스 헤스만 대표는 펜을 휘두르며 사인만을 강요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고자들은 “그동안 이런 방법으로 2시간 만에 부당 해고를 당한 전례는 없었다. 이런 식으로 퇴직각서를 받아내는 것은 외국인 대표이사가 한국인 직원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고 회사 측과 닐스 헤스만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해당 직원들은 사건 이후 회사 측에 퇴직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며, 공동감금죄와 공동강요죄, 명예훼손죄, 상해죄 등으로 닐스 헤스만 대표를 포함한 회사 측 4명을 고소ㆍ고발했다.
이에 대해 바이엘코리아 노조위원장은 “회사 측이 강제적으로 퇴사 요구를 한 부분이 있다”며 “일단 상황을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회사 측 입장을 묻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5~6월에 희망퇴직 등 한차례 조직 개편은 있었고 다 마무리됐다”며 “회사 내부 인사 관련 부분은 개인적인 사안이라 회사 입장을 공식적으로 말해줄 수도 없고 알고 있더라도 내용 확인을 해 줄 수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바이엘은 지난 2007년 쉐링과 합병을 이유로 전세계적으로 6100명에 달하는 인원을 감축한 바 있으며, 2010년에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2012년까지 4500여명을 구조조정 하겠다는 플랜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100여명을 감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유미 기자 yumi@kukimedia.co.kr
[단독] 잘나가던 제약사 영업사원, 외국인 사장 앞에서 울며 빈 이유가…?
입력 2013-02-01 1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