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일부 주민 경견장 조성 나서 논란
입력 2013-01-31 22:00
강원 태백시 일부 주민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개(犬) 경주장 조성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태백시 경견장(競犬場) 유치위원회에 따르면 미래발전추진위원회 등 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유치위원회는 경견장을 조성키 위해 지난 23일 태백 미래발전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유치위원회 발기인대회를 가졌다.
유치위는 경견장이 유치될 경우 관광인프라 구축과 고용시장 창출, 인구 증가, 지방재정 확보 등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인근의 정선 카지노와 연계해 가장 성공 가능성이 큰 사업을 경견장으로 보고 오는 3월부터 경견장 유치를 위한 관련법 제정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경견장 유치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견사업이 사행산업인데다 2001년에도 경견법 입법화를 추진했지만 사행산업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동물애호단체의 반대가 심해 사업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웃 정선 카지노에서도 문제점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사행산업인 경견사업은 지역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태백시의 한 관계자는 “지역경제가 회생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사업에 시민들의 역량을 낭비하고, 주민 간 갈등만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운표(59) 유치위원장은 “태백은 탄광 폐쇄 이후 인구 5만명이 붕괴되는 등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면서 “침체된 경기를 회생시키기 위한 자구책으로 경견장 유치라는 대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제기하는 동물학대와 사행성 조장 등 문제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태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