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 사망자 방독면만 쓰고 작업했다… 경찰 사고 당일 CCTV 화면 분석 평상복 차림 확인

입력 2013-01-31 16:39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사고로 숨진 작업자 박모(35)씨가 불산가스에 가장 심각하게 노출됐던 시간대에 8분간 평상복 상태에서 방독면만 착용하고 작업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경찰청·화성동부경찰서 수사전담반은 31일 “확보한 사고 당일 CCTV 화면과 작업자들을 대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불산배관 밸브 자체 보수작업은 1차 28일 0시13분부터 오전 3시21분까지, 2차 오전 4시36분부터 오전 4시44분까지, 3차 오전 4시45분부터 오전 7시45분까지 3차례 이뤄졌다.

1차에 이어 불산이 다시 누출됐다는 연락을 받은 박씨는 현장에 도착해 평상복과 방독면을 착용하고 8분간 2차 보수작업(오전 4시36∼44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사고 현장에 불산 증기 노출이 가장 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에 방제복을 입지 않고 내산복(의사 가운 형태의 흰색 복장)만 입은 채 작업했다.

이어 3차 작업 때는 박씨가 방제복과 방독면을 모두 착용한 채 기기 작동 점검을 하는 모습이 CCTV 분석에서 확인됐다. 3차 작업을 마친 뒤 박씨와 다른 작업자 4명은 탱크룸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박씨 등은 가슴과 피부에 통증을 호소해 자체 응급센터에서 간단한 응급처치를 받고 오전 7시50분 병원으로 이송 조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사망한 박씨 유족들은 이날 STI서비스 측과 산재처리, 위로금 지급 등 보상에 합의하고 박씨의 장례를 마쳤다.

화성=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