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 하겠냐” 핀잔 듣던 만화가 이젠 귀하신 몸… 웹툰 인기몰이로 상한가
입력 2013-01-31 22:49
학창시절 늘 만화를 끼고 자랐던 대학생 김모(25)씨는 부모님으로부터 혼나기 일쑤였다. 장래 희망을 쓰는 칸에는 ‘만화가’라고 적었지만 그때마다 부모님과 담임선생님은 “만화가 밥벌이냐”며 나무랐다. 김씨는 결국 지방의 전문대에 진학해 만화와 상관없는 삶을 살았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인터넷을 통한 만화를 뜻하는 ‘웹툰(web+cartoon)’이 인기를 끌면서 잊고 지냈던 꿈을 다시 꺼내들었다. 아마추어 작가들을 지원하는 웹툰 서비스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김씨는 30일 “과거엔 만화를 그리며 밥벌이를 할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웹툰 작가’가 꿈이라고 하면 ‘대단하다’는 반응이 돌아온다”고 말했다.
네이버에서 ‘도전야매요리’라는 인기 웹툰을 연재 중인 정다정(23·여)씨는 2년 전만 해도 자신의 현재를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외고를 졸업한 정씨는 친구들처럼 명문대 진학이 목표였다. 하지만 2011년 말 우연히 블로그에 올린 만화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으면서 대학 진학을 미루고 정식으로 한 포털 사이트와 계약했다. 현재 정씨의 작품은 매번 평점 9점 이상(10점 만점)을 기록하며 큰 인기다. 정씨는 “학창시절 누구나 그렇듯 만화에 대한 단순한 관심은 많았지만 내 진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며 “내 웹툰을 통해 독자들에게 ‘실패해도 좋으니 도전하자’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웹툰 작가도 인기 직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만화가에 대한 꿈을 안고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았던 이들이 다시 꿈을 찾아 웹툰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도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지원하는 ‘아마추어 웹툰 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도전만화’ 사이트를, 다음은 ‘웹툰 리그’를 운영하며 아마추어 만화가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올리도록 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지원하고, 포털 사이트로서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