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지역 ‘잠재적 적들’ 때문 美軍 필요”
입력 2013-01-31 16:34
척 헤이글 미국 국방부 장관 지명자는 미군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주둔은 계속될 것이며, 특히 ‘잠재적 적들(potential adversaries)’에 맞서기 위해선 역내 미군의 주둔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최근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중국의 군 현대화에 대응해 미군의 자체 능력 배양은 물론 동맹국들과의 연대 강화 등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헤이글 국방장관 지명자는 31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 인준청문회에 앞서 사전질의에 대한 답변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답변서에는 미군의 글로벌 전략은 물론 아·태지역 전략, 대중국 대응, 이란 제재에 대한 헤이글 지명자의 공식 견해가 담겼다.
헤이글 지명자는 우선 미 행정부가 지난해 1월 발표한 ‘국방전략지침(defence strategic guidance)’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지침은 미군이 아·태지역의 균형 재조정(rebalance)에 나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헤이글은 “아·태지역의 지속적인 안전보장과 경제발전을 위해선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며 “미군의 역내 주둔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태지역에서 균형 재조정은 미국의 미래 국가이익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육군 재배치와 해·공군 개편도 이에 맞춰 스마트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이글 지명자의 이 발언은 미 정부의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 방침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헤이글은 특히 미군의 아·태지역 주둔의 근거를 제시하면서 ‘잠재적 적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고 잠재적 적들을 막기 위해선 미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헤이글은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미국 군수업체들이 중국과 러시아를 지칭할 때 주로 사용하는 용어다.
헤이글은 미·중 관계를 협력과 경쟁관계라고 표현하면서도 조심스레 중국의 급부상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급부상과 (중국의) 투명하지 않은 환경은 역내 국가들의 걱정과 우려의 원인이 된다”며 “내가 국방장관이 되면 중국의 군 현대화를 예의주시하고, 군 현대화 및 전략, 정책 등을 더욱 투명하게 만들도록 베이징에 계속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미국의 (아·태지역) 접근을 거부하는 시도에 맞서 동맹국, 파트너 국가와의 연대 또한 강화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에 대해서도 재차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얻지 못하도록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겠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전략을 지지한다”며 “전례 없이 스마트한 효율적 제재”라고 평가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