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솔리니 손녀 총선 출마… 네그리 “할아버지 좋은 일 많이 했다” 옹호

입력 2013-01-31 16:38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독재자인 베니토 무솔리니의 손녀가 2월 치러지는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에다 네그리 무솔리니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연정 파트너였던 잔프랑코 피니 하원의장의 공천을 받았다며 ‘이탈리아 미래와 자유(FLI)’ 소속으로 선거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네그리 무솔리니는 자신의 할아버지를 옹호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독재자의 손녀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반유대인법과 독재, 폭력 등의 잘못이 있지만 로마 인근에서 말라리아가 창궐한 늪을 없애는 등 좋은 일도 많이 했다고 언급한 것. 최근 베를루스코니가 무솔리니에 대한 호평으로 구설에 오른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역사의식의 부재라는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앞서 베를루스코니는 세계 홀로코스트 추모일인 27일 “무솔리니가 승리하는 편에 있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 히틀러와 동맹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많은 측면에서 좋은 일도 했다”고 말해 국내외의 거센 비난을 샀다.

한편 무솔리니의 또 다른 손녀로 현직 국회의원인 알렉산드라 무솔리니도 29일 방송에 출연해 할아버지를 비난한 출연자의 발언에 크게 화를 냈다.

이날 함께 출연한 한 언론인이 “당신의 할아버지에게 희생당한 모든 이들을 존경하지만, 당신의 할아버지는 결단코 아니다”라고 말하자 무솔리니는 “이런 욕설을 계속 들어야 하느냐”며 스튜디오를 박차고 나갔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패션모델 겸 배우 출신인 무솔리니는 베를루스코니가 주도하는 자유국민당 소속으로 베를루스코니 집권 당시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