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행사 뚝 금감원장 무슨 일 있나?

입력 2013-02-01 00:39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언론에 등장해 화제의 발언을 쏟아냈던 권 원장이 한 달 가까이 두문불출하고 있다. 새해 들어 외부 행사나 기자간담회를 금연하듯 뚝 끊었다.

KB국민은행 주관으로 31일 서울 망원시장에서 열린 재래시장 방문 행사에는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권 원장 대신 최수현 수석부원장이 참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돈으로 생색낸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계획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 행사에는 국민은행이 1억원, 금감원이 10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원장은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9월 6일 서울 중앙시장에서 열린 같은 행사에는 참석했었다.

지난 28일 금감원에서 열린 시중은행 경영진과 신년간담회는 주재성 부원장이 주재했다. 금감원장이 은행장이나 금융지주 회장과 만나야 하는 자리지만 정책 방향이 확정되는 새 정부 출범 때까지 기다릴 순 없어 일단 부원장과 수석부행장들이 만났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금감원장이 언론에 오르내린 날은 36일이었다. 5일에 한 번 꼴이다. 공휴일과 출장 기간을 빼면 3.3일마다 한 번씩 등장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이때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다른 정책 방침을 밝혀 기싸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새해 들어 권 원장은 지난 3일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 이후 공식적인 언론 접촉이 없었다. 지난 17일에는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가 주최한 신년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지만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보통 때라면 일정은 물론 축사 내용과 현장 사진을 언론에 배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권 원장이 굉장히 활동적이고 적극적이지만 요즘은 나서면 안 좋은 분위기라 조심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외행사보다는 가계부채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조용히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란 관측이다.

권 원장은 전화 통화에서 “‘(새 정부에) 잘 보이려고 그런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조용히 있는 것”이라며 “굳이 나서서 오해를 받을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