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송기 없어 훈련 참가 못한 해병대

입력 2013-01-31 17:44

오는 11일부터 태국에서 열리는 다국적 군사훈련(코브라골드 연합훈련)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해병대가 수송수단을 구하지 못해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고 한다. 당초 수송기를 제공하기로 했던 미군이 “외국군의 미 수송기 탑승은 법률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갑자기 약속을 뒤집은 데다 예산 미비 및 복잡한 국제운항 절차 등으로 인해 우리 공군 수송기를 이용하기도 불가능해 2010년부터 참가해 온 훈련에 부득이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우려를 던져준다.

우선 미군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약속을 뒤집은 데 비추어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공약을 철석같이 믿어도 좋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혹시라도 한반도 유사시 ‘알고 보니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더라’며 방위공약의 세부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미상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양국은 미리 확실한 검토를 거쳐 방위공약 이행에 추호의 차질도 없도록 해야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른바 국가전략기동군, 신속대응군으로서 해병대의 항공전력 미비에 관한 것이다. 해병대는 한반도 전역을 작전지역으로 한다. 상륙작전 외에 후방침투 및 다목적 기동타격 임무를 수행한다. 게다가 해외작전도 있다. 대테러 진압작전 및 비전투원 구출 호송작전, 인도적 구호작전 등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만큼 신속하고 원활한 기동이 보장돼야 한다.

물론 2017년부터 국산 수리온 상륙기동헬기 도입이 예정돼 있긴 하다. 그러나 이는 너무 늦다. 현재 해군이 운용 중인 수송헬기 가운데 일부를 실제 임무수행 부대인 해병대용으로 돌려 독자 운용토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회전익뿐 아니라 장거리 수송에 요구되는 고정익 수송기도 면밀한 검토를 거쳐 필요하다면 해병대에 배속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각 군이 필요한 모든 장비를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운용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낭비 요인이 더 크다. 군의 합동성 강화를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임무 수행에 필수적이라면 갖추는 게 옳다. 그래야 최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