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북극으로 떠난 생쥐 일행 ‘뿔난 코끼리’를 발견하는데… ‘엉터리 아프리카’
입력 2013-01-31 17:08
엉터리 아프리카/글·그림 필립 코랑텡/바람의아이들
“아프리카다! 아프리카라고!”
“저거 봐! 코끼리잖아!”
“저 뿔 좀 보라고!”
“진짜? 아닌 거 같은데!”
아프리카로 간 제비 친구가 부러웠던 아기 생쥐. 이 새, 저 새에게 부탁한 끝에 척척박사 까마귀 등에 올라타고 아프리카로 갔다. 역시 아프리카가 궁금했던 개구리도 일행이 됐다. 이들이 아프리카로 여기고 도착한 북극에서 설전을 벌이는 이 장면에서 웃음보를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동물 책을 좀 들춰본 아이라면 금세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건, 바다코끼리잖아!”
이어지는 장면은 코미디의 연속이다. 하지만 이 그림책은 단순히 웃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들에게 지적 쾌감을 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자신들이 있는 북극을 아프리카로 생각하는 이들 어린 동물 삼총사에게 펭귄은 원숭이로, 물개는 악어로, 순록은 하마가 된다. 에스키모가 사는 얼음집 이글루는 아프리카에 산다는 인디언의 집이 된다.
이따금 개구리와 생쥐가 아닌 것 같다고 했지만 까마귀가 우기자 별수 없다. 그럴 때 아이들은 즐겁다. 물개와 악어를 당연히 구분할 줄 알고, 에스키모와 인디언이 각각 어디에 사는지 아는 아이들이라면 이들 동물이 벌이는 논쟁에 “어휴, 그걸 몰라!”를 연발할지 모르겠다. 그렇게 한마디, 두 마디 자신도 모르게 참견하면서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하는 프랑스 그림책. 최윤정 옮김.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