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장쯔이·야오밍 “우리도 함께”

“함께라면 할 수 있다.”

중국 출신 영화배우 장쯔이(사진)와 전 NBA 선수 야오밍, 한국의 마라토너 이봉주와 레슬러 심권호 등 국내외 유명 스타들이 지적장애인과 함께 한 팀을 이뤄 눈밭을 달렸다. 30일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경기장 400m 트랙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스노슈잉 릴레이는 참가자도 관객도 모두 미소를 머금게 만들었다.

스페셜올림픽에서만 볼 수 있는 스노슈잉은 눈 위에서 신는 전통 신발인 설피와 비슷한 ‘스노슈’라는 장비를 착용하고 트랙을 달리는 종목이다. 이날 펼쳐진 스노슈잉 릴레이는 대회 조직위가 관중들에게 스타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선수들에게는 스타와 함께 경기를 직접 할 수 있는 통합스포츠체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선보였다. 폐막일까지 종목을 바꿔가며 하루 한차례씩 매일 펼쳐질 예정인데, 벌써부터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와 대회 및 후원사 관계자 1명과 지적장애인 선수 2명으로 한 팀을 이룬 이날 경기에서 1조로 뛴 장쯔이는 환한 모습으로 좌중을 매료시켰다. 국제스페셜올림픽조직위원회의 홍보대사인 그의 등장은 예고되지 않았던 것이어서 경기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는 남녀 구분 없이 5명이 뛰는 릴레이에서 여자들 가운데 1위를 차지하며 다음 선수에게 바통을 건네줬다.

이어 2조에서는 신장 229㎝로 ‘인간 장대’라는 별명을 지닌 야오밍이 등장해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NBA에서 장신 센터로 활약한 그는 일반인의 2배 넘는 보폭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뛴 탓에 꼴찌로 들어왔다. 경기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고, 만면에 미소를 띈 야오밍은 손을 들어 화답했다.

중국 출신의 두 스타 외에도 이날 이봉주, 심권호 등 한국의 스포츠스타들이 지적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심권호는 “대학원에서 특수체육을 전공했기 때문에 지적장애 아동들을 많이 가르쳤다”면서 “이번 스페셜올림픽은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큰 가치에 도전한다는 점은 비장애인 올림픽이나 스페셜올림픽이 다 똑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창=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