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하늘 문 열다] 2전3기…‘우주 강국’ 첫 꿈을 이루다
입력 2013-01-31 00:16
대한민국이 드디어 우주 강국의 꿈을 쏘아올렸다. 우리나라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2전3기 끝에 하늘 문을 활짝 열었다.
30일 오후 4시 정각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길이 33m, 무게 140t의 육중한 나로호가 굉음과 함께 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대를 박차고 하늘로 솟구쳤다.
발사 54초 만에 음속을 돌파한 나로호는 3분35초에 위성을 감싸고 있던 양쪽 페어링을 떼냈다. 17초 뒤 고도 196㎞ 지점에서 1단 로켓과 2단 로켓이 분리됐다.
곧이어 2단 로켓 킥모터가 점화돼 추력을 얻은 나로호는 목표 고도인 304㎞ 상공까지 치솟았고 2㎞ 정도 고도를 낮춘 뒤 품고 있던 나로과학위성을 무사히 목표 궤도에 안착시켰다. 지상에서 우주까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540초(9분). 그러나 이 시간을 위해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5205억원을 들여 100㎏급 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나로호 개발 사업에 착수한 지 11년 만에 첫 결실을 거두게 됐다.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MDC)에서 발사 장면을 숨죽이며 지켜보던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국회 신학용·서상기 의원, 블라드미르 포포프킨 러시아연방우주청장 등 국내외 정관계 인사와 발사 실무자들은 나로호 발사 성공이 확인되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0년 넘게 나로호 개발에 매진해 온 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과 러시아 기술진은 서로 얼싸안고 감격을 나눴다.
노르웨이 스발바르기지국은 나로호 발사 1시간30분 후 북극 상공을 지나는 나로과학위성으로부터 비콘(Beacon·응급신호발생기) 신호를 수신했다. 이에 따라 나로과학위성이 정상 작동하면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나로과학위성이 31일 오전 3시30분∼5시 대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와 지상 교신하면 나로호의 최종 성공은 확인된다.
이주호 장관은 발사 후 브리핑에서 나로호 발사 성공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뒤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주 강국을 향해 한 단계 도약하게 됐다”며 “오늘의 감격을 동력으로 삼아 한국형 발사체(KSLV-Ⅱ)를 독자 개발, 2020년쯤 우리 기술로 우주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지난해 12월 북한에 자력 위성 발사국 모임 ‘스페이스 클럽(Space Club)’의 10번째 가입국 자리를 내줘 나로호 성공 발사의 빛이 다소 바랬다는 지적도 있다. 관련기사 2·3·4면
나로우주센터 (고흥)=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