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협 ‘2012 한국인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종교인구 감소에도 개신교 증가… ‘사회 영향력’ 1위
입력 2013-01-30 18:06
우리나라 종교 인구가 줄어든 가운데 개신교 인구는 소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는 30일 ‘2012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지난해 종교인구 비율은 55.1%로 2004년(57%)에 비해 1.9% 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20대는 종교인이라고 답한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15% 포인트 가량 낮았다.
개신교 인구는 2004년 21.6%에서 지난해 22.5%로 0.9% 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천주교 인구도 8.2%에서 10.1%로 증가했다. 반면 불교 인구는 26.7%에서 22.1%로 4.6% 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종교별 신뢰도는 천주교(26.2%) 불교(23.5%) 개신교(18.9%)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개신교인 1000명에게 신앙생활 이유를 묻자 ‘마음의 평안을 위해’(38.8%), ‘구원·영생을 위해’(31.6%), ‘건강·재물·성공 등 축복을 받기 위해’(18.5%) 순으로 답했다. 2004년 조사와 비교하면 ‘구원·영생’ 항목이 15% 포인트 하락한 대신 ‘건강·재물’ 항목이 10% 포인트나 상승해 기복적인 양상이 커졌다. 이는 구원·영생에 대한 교리적 설교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개신교 인구와 교회 출석률, 헌금 액수는 8년 전에 비해 늘었다. 그러나 개인의 전도 경험과 성경묵상·기도 시간이 줄고 기독교 교리와 사회윤리 문제에 대한 인식이 약화되는 등 신앙생활의 내용은 오히려 빈곤해졌다.
교회 출석률은 2004년 88.4%에서 지난해 89.5%로 1.1% 포인트 상승했다. 1인당 월평균 헌금 액수는 8년 전 12만5600원에서 22만2000원으로 약 1.8배 늘었다. 반면 개인의 1년간 전도 경험률은 26.4%에서 25.8%로 1.4% 포인트 낮아졌다. 주 평균 성경묵상 시간은 1시간2분에서 48분으로14분 짧아졌으며, 하루 평균 기도 시간도 27분에서 24분으로 줄었다. ‘그리스도를 영접했다’고 답한 개신교인의 비율도 77.1%에서 63.2%로 13.9% 포인트나 떨어졌다.
교리에 대한 인식 측면에선 ‘하나님만이 유일신’이라고 답한 비율이 78.4%에서 67.2%로 낮아진 반면 종교 다원론을 긍정하는 비율은 25.4%에서 30.2%로 높아졌다. ‘제사를 허용할 수 있다’는 인식은 24.5%에서 20.6%로 낮아졌지만 궁합과 풍수지리, 윤회설을 긍정하는 비율은 모두 10% 포인트 이상씩 커졌다. 타종교·샤머니즘적 인식이 개신교인들 사이에 스며든 것이다. 낙태(41.5%), 혼전 성관계(51.3%), 외도(15.1%), 뇌물 제공(30.2%), 음주(72.5%), 흡연(62.3%) 등 현대사회의 윤리 문제에 대해서도 ‘상황에 따라 할 수 있거나 해도 무방하다’는 답변이 8년 전에 비해 5∼15% 포인트 늘었다.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종교적 울타리가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비종교인들의 종교별 이미지 평가에서 개신교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시대변화 적응력’ 측면에서 천주교와 불교를 앞섰다. 하지만 ‘교세 확장 몰두’와 ‘지나친 헌금 강요’ 등 부정적인 항목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5140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한목협은 31일 신년기도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1차 조사 결과를 설명할 계획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