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낙마 파장] 여권 ‘버티는’ 이동흡 어찌하나… 잇단 자진사퇴 요구에도 침묵

입력 2013-01-30 19:34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 후 이동흡(사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 후보자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야당의 자진사퇴 압박 속에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이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헌법재판관 시절 특수업무경비 유용 등 20여건 의혹에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됐고 국회 인준도 물 건너갔다.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히리란 게 정치권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그의 칩거가 길어지면서 여권 전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박 당선인과 충분히 상의한 인선이다. 인수위와 새누리당이 결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명 철회 의사가 없음을 확실히 하면서 박 당선인 측에 공을 넘긴 것이다. 그러나 김 전 후보자 낙마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인수위 측은 이 문제와 거리를 두려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국회의장도 직권상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후보자가 아직 사퇴 의사를 표명하지 않아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이른 시일 내 마음의 결정을 해야 한다”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대변인은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이 후보자도 더 이상 스스로를 부끄럽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다음 헌재 소장 후보자를 지명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공백 사태가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