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상용의 맥점

입력 2013-01-30 17:58


‘신들의 제전’으로 불리는 제14회 맥심커피배 입신 최강전이 본격적인 8강전에 돌입했다. 환상의 대진으로 더 큰 관심을 모은 이번 대회는 8강전 첫 판부터 이세돌 9단과 백홍석 9단의 대결로 시작됐다. 백홍석은 지난해 비씨카드배 세계대회 첫 우승을 차지하고 TV아시아 선수권전에서도 우승해 세계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이세돌과의 상대전적에서도 6대 4로 앞서 예측할 수 없는 승부였다. 하지만 지난 연말 이세돌은 무서운 기세를 보이며 가장 먼저 준결승전에 안착했다.

그리고 지난 23일 두 번째 8강전이 열렸다. 세계대회 응씨배 결승 진출자와 LG배 결승 진출자의 대결로 박정환 9단과 원성진 9단이 만났다. 상대전적은 7승 5패로 근소하게 박정환이 앞서 있는 상황. 초반 흐름은 원성진이 좋았지만 중반 이후 박정환이 노련한 마무리 실력을 보여주며 승리를 거뒀다.

앞으로 남은 8강전은 이창호 9단 대 최철한 9단과 이영구 9단 대 강동윤 9단의 대결. 환상의 대진으로 펼쳐지는 맥심커피배 입신 최강전. 과연 올해의 입신 최강자는 누가 될 것인가. 원성진 9단과 박정환 9단의 8강전을 살펴본다.

<장면도> 무난하게 진행되던 초반, 흑1로 젖혀 백의 응수를 묻자 백은 슬그머니 2로 붙여 응수타진에 나섰다.

<참고도> 백1의 붙임은 흑의 한 칸 굳힘에서 자주 나오는 상용의 맥점. 흑의 응수를 묻는다. 흑2로 최강으로 버틴다면 3을 교환하고 5로 두어 귀에서 쉽게 수가 난다. 흑은 뒷맛이 나빠 강하게 버티기는 어려운 자리이다.

<실전도> 흑은 1로 호구 쳐서 귀의 백 한 점을 제압하는 것이 정수. 이에 백은 2로 붙이는 것이 또한 맥점. 귀의 백 한 점을 사석으로 이용해 2, 4와 3, 5를 교환한 뒤 중앙 6으로 젖혀 모양을 갖추는 것이 수순.

흑의 귀 굳힘에 붙여가는 수는 실전에 자주 등장하는 응수타진이다. 이 수는 직접적으로 수를 내기보다 상대의 응수에 따라 한 점을 이용해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흑의 응수 또한 틀에 얽매이기보다 그때그때 주변 배석에 따라 최선의 수를 찾아내야 한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