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고 느끼고 훈훈한 시골의 情… 관광공사 선정 ‘2월에 가볼만한 체험마을’ 5選
입력 2013-01-30 17:58
유난스럽게도 추운 겨울이다. 이런 때 고향 같은 마을에서 주민들의 훈훈한 정으로 꽁꽁 언 몸을 녹여보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가 ‘2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한 강원도 평창의 대관령눈꽃마을과 충북 제천의 산야초마을 등은 겨울레포츠도 즐기고 약초로 힐링도 하는 체험마을들. 가족과 함께 고무신에 색칠도 하고 팽이도 만드는 체험마을로 떠나본다.
◇대관령눈꽃마을(강원 평창)=대관령은 춥고 눈이 많이 내릴수록 더 즐거운 눈과 얼음의 나라이다. 황병산 자락의 차항2리에 위치한 대관령눈꽃마을은 봅슬레이 눈썰매를 비롯해 스노래프팅 등을 즐기는 겨울레포츠의 고향. 눈썰매장으로 변한 고랭지배추밭에서 튜브를 연결해 기차처럼 타고 내려가는 재미가 짜릿하다. 주민들과 함께 워낭과 코뚜레도 만들고 국궁도 쏘아본다.
눈길을 걷는 대관령바우길 트레킹도 대관령눈꽃마을의 자랑거리. 마을에서 목장, 숲, 능선을 따라 12㎞를 걷는데 5∼6시간 걸린다. 한나절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마을에서 사파리목장의 전망대까지 왕복 두 시간 거리만 걸어도 좋다. 전망대에 서면 완만한 구릉으로 연결된 하얀 목장과 선자령 능선을 따라 늘어선 풍력발전기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033-330-2771).
◇산야초마을(충북 제천)=청풍호 주변의 금수산 자락에 위치한 산야초마을은 심신의 건강을 위한 최고의 힐링 여행지로 아름다운 풍경과 약초를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맷돌로 삶은 콩을 갈고 아궁이에 불을 지펴 두부를 만드는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에게 인기. 천궁, 숙지황, 황기, 대추, 작약 등의 약초로 한방차는 물론 약초 베개와 약초 화장품도 만든다.
청풍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은 산야초마을 여행의 덤. 충주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한 문화재를 모아놓은 청풍문화재단지는 제천 지역의 문화재를 모아 놓은 곳. 수몰민의 삶과 청풍의 사계를 조각으로 표현한 청풍랜드 조각공원에서는 62m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번지점프도 체험할 수 있다. 빅스윙과 인공암벽장도 스릴 만점(043-641-6731).
◇저우리전통테마마을(경북 안동)=하회마을 건너편에 위치한 저우리전통테마마을은 겸암 류운룡과 서애 류성룡의 5촌인 파산 류중엄의 후손이 모여 살던 낙동강변의 마을. 강변에는 풍수해와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 심은 소나무들이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다. ‘저우리’는 낙동강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농토에 비가 저울로 단 것처럼 알맞아야 홍수나 가뭄피해를 당하지 않는다는 뜻.
마을 솔숲에 위치한 저우리미술체험관에서는 고무신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고무신 페인팅, 유약을 바르지 않은 접시에 그림을 그리는 세라믹 페인팅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부용대로 가는 길에 자리한 사군자체험관은 마을에서 개발한 디지털 프로그램으로 누구나 쉽게 사군자를 그려볼 수 있다. 2월부터는 비닐하우스에서 키운 딸기를 직접 따서 먹는 체험도 가능하다(054-840-6391).
◇송전산촌생태마을(경남 함양)=휴천면에 위치한 송전마을은 지리산이 품은 마을 중에서도 오지로 통한다. 지리산이 뒤를 받치고 엄천강이 앞을 가로막는 지형적 여건 때문이다. 오지 중 오지로 불리던 송전마을은 2007년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됐다. 이후 마을 주민들은 휴양소 관리부터 체험 프로그램 진행까지 모든 일을 함께 하면서 1년 만에 산림청의 ‘최우수 산촌생태마을’로 뽑혔다.
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송전산촌생태마을의 프로그램은 연 만들기, 팽이 만들기, 짚공예 등 어디서나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체험객들이 필요한 모든 재료를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직접 산에서 구해야 하기 때문에 여느 체험과 차별화된다. 최후의 빨치산 정순덕이 기거하던 선녀굴 이야기 등 주민들이 풀어내는 구수한 이야기는 함양 여행의 덤(055-960-5756).
◇땅끝해뜰마을(전남 해남)=해남의 동쪽 해안가에 자리한 북평면 영전리는 해돋이와 해넘이를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마을로 땅끝해뜰마을이라는 지명이 어울리는 동네다. 해남의 진산인 달마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갯벌을 마당삼아 살아가는 땅끝해뜰마을의 겨울풍경은 한 편의 서정시. 월동배추가 자라는 들판과 바지락을 캐는 갯벌에서 생명의 환희를 느끼게 된다.
한겨울 땅끝해뜰마을의 매력은 낮에는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고 밤에는 월동배추로 담근 김치를 맛본 후 마을사무소에 모여 주민들과 함께 모닥불을 둘러싸고 풍물과 강강술래를 즐기는 것. 마을 뒤쪽으로 이어지는 달마산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도솔암에서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다. 해가 지면 알록달록한 풍등에 소원을 담아 하늘로 띄워 보내기도 한다(061-532-1330).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