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황선욱 교수팀, 과도한 소금 섭취 막는 ‘짠맛 단백질’ 발견
입력 2013-01-31 03:00
국내외 공동 연구진이 지나친 소금 섭취를 막아주는 짠맛 단백질을 발견했다. 짠맛을 불쾌한 맛으로 인지해 회피하도록 함으로써 체내 소금 농도가 더 높아지지 않도록 기능하는 것으로 밝혀져 향후 고혈압 등 질병 예방 및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 의대 황선욱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윌리엄 셰이퍼 교수팀과 함께 예쁜꼬마선충 연구를 통해 짠맛 수용체 단백질 ‘TMC-1’의 작동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31일 저명 과학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예쁜꼬마선충은 몸 길이 1㎜ 정도의 선충류로 사람과 유전정보적 특성이 닮아 노화나 발생, 신경질환 등 연구를 위한 모델동물로 많이 쓰인다. 소금은 생명유지에 필수적이나 과도할 경우 체내 이온 균형이 깨지고 고혈압 등 질병을 일으킬 수 있어 항상성 유지가 중요하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에 존재하는 미지의 단백질을 조사한 결과, TMC-1이 소금(나트륨) 증가를 감지해 뇌신경에 알려주는 이온채널임을 확인했다. 이온채널은 특정 이온들을 선택적으로 세포 안팎으로 출입시키는 세포막 단백질을 말한다. 평상시 닫혀 있다가 특정물질이나 자극에 반응해 열린다.
황 교수는 “통증감각 신경세포막에 분포하는 TMC-1이 높은 소금 농도로 인해 활성화되면 세포내부로 양이온이 흘러 들어오고 이런 이온의 흐름이 전기 신호를 발생시켜 예쁜꼬마선충의 회피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MC-1이 나트륨의 존재를 감지해 뇌신경에 전달함으로써 불쾌함을 느끼게 하고 통증이 근육세포까지 전달돼 회피 반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감각 이상이나 질병원인 규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