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낙마 파장] 김용준, 인수위는 고수?… 새정부 출범까지 임무 수행
입력 2013-01-30 18:19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가 사퇴한 다음날인 30일 인수위원회는 예정됐던 간사단 회의를 취소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일단 김 전 후보자가 새 정부 출범까지 인수위원장직을 계속 수행하기로 함에 따라 혼란은 다소 잦아들었다.
김 위원장은 오후 2시부터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주재하는 정무분과 업무보고 및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원장직을 계속 유지하는 건가’라는 질문에 “감사합니다. 네”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이 오전에 출근하지 않은 상황에서 간사단 회의가 취소되자 김 위원장 사퇴설이 나오면서 인수위가 한때 술렁이기도 했다. 한 인수위원은 간사단 회의가 취소된 이유에 대해 “오늘 의총에 참석하는 위원이 다수 있어 일정을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인수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인수위원장 사퇴 여부가 미정인 상황에서 어젯밤 회의 취소를 결정했다”면서 “오전 11시10분쯤 통화를 통해 ‘출근하겠다’는 확답을 들은 뒤 오후 일정을 다시 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남은 일정 동안 인수위에 잔류하기로 결정하기까지 박 당선인 측의 설득 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영 부위원장은 “만약 내일 이후 못 나오더라도 오늘만큼은 (사퇴할 것이라는)억측을 막기 위해서라도 꼭 나오시라고 했다”면서 설득 과정이 있었음을 털어놨다. 그는 인수위 측의 전화 설득을 받고 서울 모처에서 지인과 식사를 한 뒤 곧바로 오후 업무보고 일정에 참석했다. 그의 잔류 결정은 정부 출범까지 26일 남은 상황에서 첫 인선을 매끄럽게 마무리 짓지 못한 박 당선인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전날 박 당선인은 김 위원장의 사퇴를 극구 만류했으나 본인의 결심이 확고해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식적인 ‘사퇴’ 선언만 안 했을 뿐 인수위에서 김 위원장 역할은 급속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관계자는 “사퇴를 안 하더라도 사퇴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본인과 관련된 의혹이 만천하에 알려진 이상 정상적인 업무 활동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인수위 내 위상에 대해 “사실상 상징적인 역할을 하셨던 분”이라면서 “실무는 부위원장과 총괄간사 등이 나눠서 소화해 왔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인수위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란 얘기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