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낙마 파장] 이제 새 총리 후보 키워드는 ‘흠집없는 통합형’… 朴 당선인 물색 작업
입력 2013-01-30 21:52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국무총리 후보 물색에 착수했다. 김용준 전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 및 자녀 병역 면제 논란 속에 낙마한 만큼 새 후보자는 ‘도덕성에 흠집이 없는 사회통합형 인사’가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박 당선인은 이번 낙마를 계기로 총리 및 장관 인선 과정에서 청와대는 물론 국정원, 검찰과 경찰, 국세청, 행정안전부 등 사정기관에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30일 “총리 인선 작업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이번에는 제대로 해야 한다”며 “보안도 중요하지만 인수위에는 검증시스템이 없어 (청와대 등의) 협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은 1만명 수준의 인사파일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2008년 정권인수 과정에서 참여정부의 청와대 인사파일을 비중 있게 활용하지 않은 예로 볼 때 박 당선인 역시 청와대 자료보다는 다른 사정기관 자료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정무분과 국정과제 비공개 토론회에서 “총리와 각 부처 장관이 책임 있게 국정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총리실이 실무 차원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면서 통합·조정을 잘할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고 강조했다.
도덕적 흠집이 없고 재산 형성과정에 문제가 없는 청렴한 후보로는 조무제 전 대법관과 김능환 중앙선관위원장이 꼽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총리직 제의를 받은 적이 없으며 제의가 오더라도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선관위 관계자들이 전했다.
조 전 대법관은 ‘딸깍발이’ ‘청빈 판사’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1993년 공직자 첫 재산공개에서 6400만원을 신고해 고위법관 103명 중 꼴찌였다. 2004년 대법관 퇴임 후에는 로펌들의 거액 영입 제안을 거절하고 모교인 동아대 석좌교수로 부임해 지금까지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법조계 평판이나 재산 문제 등을 고려하면 인사청문회 통과가 무난할 것이라는 평가다.
호남 인사 가운데는 정갑영 연세대 총장,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한광옥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 전윤철 전 감사원장, 김승규 전 국가정보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김용준 깜짝 지명’에서 보듯이 박 당선인의 인사를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말이 나온다. 정부 출범까지 시간이 촉박하고 인사청문회 부담이 큰 점을 감안해 김황식 총리를 유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4대강 부실공사 논란에 대한 김 총리와 박 당선인 측의 입장이 달라 걸림돌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