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하늘 문 열다] 과학계 “고비 넘겼다… 우주 선진국 가는 길 값진 경험”

입력 2013-01-30 18:51

나로호 발사성공 소식을 접한 과학계는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며 안도했다. 지난해 말 두 차례의 발사 연기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체 성공 등을 겪은 뒤이기 때문에 흥분하기보다 차분하게 다음 단계를 준비하자는 분위기다.

연세대 기계공학과 윤웅섭(한국연구재단 거대과학단장) 교수는 30일 “중요한 경험을 했다. 앞으로 할 일이 많은데 든든한 바탕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번 성공은 우주선진국으로 가는 긴 여정의 중간 과정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사일이든 위성 발사체였든 북한이 먼저 성공해 상당히 긴장했는데 어쨌든 다행스러운 일이다”며 안도했다.

국립과천과학관 최은철 관장은 “과학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염원이 하늘에 닿은 결과”라면서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기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주진 전 원장은 “우선 과학계의 한 사람으로 관심과 성원을 주신 국민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연구원들이 노심초사하면서도 차분하게 노력한 결과다. 우주를 우리의 영토로 만드는 데 정부의 지원과 노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 확대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탁민제 교수는 “발사체 시장은 공급자들이 좌우하는 시장으로 가격도 공급자가 결정한다”며 “미국이 발사체 개발을 오래전에 완료하고도 효율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매년 우리보다 40배가 넘는 돈을 쓰는 이유는 경제적 가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발사체를 개발하면 경제적으로 효용이 큰 만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이상목 사무총장은 “브라질은 발사체가 기립한 상태에서 폭발해 사람이 죽었을 만큼 발사체는 까다로운 기술”이라며 “우리나라는 2002년 러시아와 합작하기 시작해서 10년 만에 여기까지 왔다. 대단히 빠른 발전 속도”라고 자평했다. 또한 “이제 발사체를 순수 우리 기술로 쏴 올려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과학계와 정부가 한 단계씩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