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험과 자신감 축적한 나로호 발사 성공

입력 2013-01-30 18:55

독자적 발사체 개발에 더욱 적극 나서라

첫 번째 한국형우주발사체(KSLV-I) 나로호가 세 번째 도전 끝에 마침내 우주로 솟아올랐다. 마치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것 같다. 두 차례 발사 실패와 몇 차례의 연기를 거치면서 얼마나 가슴 졸이고 고대했던가. 물론 발사의 최종 성공 여부는 나로호에 실려 올라간 과학위성과 통신이 이뤄져봐야 알겠으나 일단 분리된 2단 로켓이 순조롭게 예정궤도에 안착했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나로호의 이번 발사 성공은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2009년과 2010년에 이어 만일 이번 발사마저 실패했더라면 러시아와 공동으로 추진된 KSLV-I사업이 완전 종료되면서 KSLV-II가 개발되는 2021년까지 우리의 우주 진출은 또 늦춰졌을 것이고, 거기다 KSLV-II가 완전 국내 독자기술 개발에 의존한 것인 만큼 어떤 장애요인으로 인해 진척이 그보다 더 지연될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나로호의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자체기술로 개발한 인공위성을 자국 영토의 발사장에서 자체 로켓으로 쏘아올린 나라들을 일컫는 스페이스 클럽 가입국이 됐다. 순서상으로 보면 지난해 12월 은하 3호 로켓으로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한 북한에 이어 11번째가 되지만 북한 인공위성이 제대로 궤도를 돌면서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불분명함을 감안하면 북한을 제치고 10번째가 될 수도 있다. 하긴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지적대로 로켓 발사의 궁극 목표가 위성을 쏘아올리는 것이라고 할 때 스페이스 클럽이 ‘로켓 클럽’이라면 모를까 ‘위성 클럽’이라면 수준 이하의 독자 위성기술을 보유한 북한은 처음부터 아예 스페이스클럽 가입국이라고 할 수 없다.

어쨌거나 스페이스클럽에 가입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국격은 또다시 높아졌다. 세계에서 10개 내외밖에 없는 우주개발 선진국군(群)에 속하게 됐으니 그만큼 국가 위상과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게 당연하다. 경제적 효과도 대단하다. 약 3000억 달러로 추산되는 우주개발시장 규모도 규모거니와 한국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조3590여억원의 수출증가효과를 포함해 직간접적으로 최대 약 3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적 효과뿐이 아니다. 국민적인 자부심과 과학기술계의 자신감 및 경험 축적은 더 큰 자산이다. 엄밀히 말해 나로호는 독자기술로 인한 발사체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게 사실이다. 1단 로켓은 공동개발도 아닌 순수 러시아산을 2억 달러를 들여 사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로호를 통해 얻은 우리 기술진의 경험과 자신감은 KSLV-II 개발에 필수적인 것이라는 점에서 독자적 발사체 개발을 위한 중요한 ‘중간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우리의 앞날은 우주산업에 달렸다는 각오로 끊임없는 노력과 투자를 통해 진정한 한국형 발사체를 만들어내는 등 우주개발의 선두그룹 지위를 유지하면서 파급효과 등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항공우주산업이 만개(滿開)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