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남아 성매수 관광 1위 치욕스런 한국

입력 2013-01-30 18:52

우리나라가 동남아 성매수 관광객수 1위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 한 해 동안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 등 동남아를 방문해 현장조사한 뒤 내놓은 ‘동남아시아 아동 성매매 관광의 현황과 대책’ 연구보고서에서 드러난 내용이다. 동남아의 인터폴 관계자는 “한국 때문에 동남아 성매매가 매우 활발하고 탄탄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했고, 시민단체 관계자는 “한국인만 없어도 여기 성매매 인구가 크게 줄 것”이라고 했다니 치욕스럽기 짝이 없다.

요즘엔 동남아 성매매관광 정보를 공유하고 원정 동지를 모집하는 인터넷 카페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특히 동남아 성매매 여성의 15%를 차지하는 만 18세 미만 아동들의 성매매 시장에서 한국 남성들이 독보적이라고 하니 인면수심(人面獸心)과 다를 바 없다. 며칠 전에는 중국 공안이 베이징의 한국인 밀집거주지역 왕징에서 건물을 통째로 빌려 성매매까지 하는 ‘풀살롱’ 영업을 해온 한국 남자 2명을 성매매혐의로 체포했다.

경제력은 선진국 문턱에 가까워졌다고 하면서도 성문화에선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일본이 세계 경제를 선도했던 1980년대 전후 일본인들이 전 세계를 돌며 ‘기생관광’과 ‘현지처’로 ‘어글리 재팬’ 악명을 떨쳤던 전철을 똑같이 밟고 있다. ‘어글리 코리안’은 국격을 깎아내린다.

더 큰 문제는 해외 성매매관광을 하거나 국내에서 성을 매수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죄의식이 없다는 점이다. 2004년부터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성매매가 근절되기는커녕 주택가, 오피스텔까지 퍼졌다. 또 호텔이 공공연히 성매매장소를 제공하는가 하면 SNS나 인터넷을 통해 성매매 호객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성매매를 근절하려면 성을 사고 파는 것은 엄연한 범죄행위이며 야만스런 일이란 걸 알도록 성매매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한 성매매 호객행위도 철저히 단속해 성매매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