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反美선봉 선다… 차베스가 만든 CELAC 의장 맡아
입력 2013-01-30 01:49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28일(현지시간) 중남미·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의 의장직을 맡게 됐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카스트로는 이날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CELAC 정상회의 폐막식에서 세바스티안 피네라 칠레 대통령이 맡고 있던 의장직을 넘겨받았다. 1년 임기의 순회의장직을 순서대로 맡은 것이긴 하지만 쿠바는 50년 넘게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아온 나라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CELAC에 참여하는 남미 33개국이 미국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쿠바를 지지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카스트로 의장은 “CELAC은 아메리카 33개 국가들이 주권을 위한 공간을 건설하고 단합하는 기구”라고 말하면서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라는 공통된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쿠바에서 네 번째 암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 중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서신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차베스는 이 서신에서 “정의는 쿠바와 아르헨티나의 편”이라며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국가들은 미국에 ‘쿠바를 봉쇄하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했다’고 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대독한 이 편지는 친필로 작성되지 않고 차베스의 서명만 담겨 있었다.
CELAC은 차베스의 주도로 2011년 12월 창립된 남미 최대 정치 블록으로, 미국이 주도해 온 미주기구(OAS)에 대응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네수엘라 쿠바 온두라스 등 사사건건 미국과 각을 세워온 좌파 정부 국가들을 포함한 라틴아메리카의 모든 국가가 참여한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