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경전철 1조짜리 ‘놀이기구’로 전락하나

입력 2013-01-29 22:23

경기도 용인경전철이 삼성에버랜드와 연계돼 신개념 관광상품으로 활용된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1조32억원짜리 용인경전철이 에버랜드 놀이기구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용인시는 29일 용인경전철(구갈역∼전대·에버랜드역:18.143㎞) 이용승객이 당초 목표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수요 확대를 꾀하기 에버랜드와 협력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의정부경전철의 실제 승객은 당초 예상의 15%인 1만2500여명에 그치고 있다”며 “용인경전철은 15만명 정도로 예측했으나 최근 실시한 용역결과 3만2000명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에버랜드와의 협력 필요성을 밝혔다.

용인시와 에버랜드는 이날 오전 시청 회의실에서 김학규 용인시장 등 시청 간부공무원과 김관문 에버랜드 마케팅팀 상무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용인경전철 운영 활성화를 위한 에버랜드 협력사업계획 보고회’를 가졌다. 시는 보고회에서 “수요와 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경전철을 신개념 놀거리(관광상품)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경전철 차량 20량과 전대·에버랜드 역사를 3년간 에버랜드에 무상제공하고 전대·에버랜드역에 동영상 광고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후 반응이 좋을 경우 분당선과 만나는 구갈역과 동백역에도 대형 벽걸이 LED 동영상 광고판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에버랜드는 경전철 역사에 티켓 발매소를 설치, 영업에 활용하고 자사의 각종 행사와 홍보물을 경전철 차량, 경전철역사 안과 밖을 활용해 광고할 수 있게 됐다.

에버랜드는 답례로 경전철 이용객을 대상으로 입장권 일부 할인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다음달 시의회에 이 같은 계획을 보고한 뒤 삼성에버랜드와 2월 중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수요 예측 부실과 무리한 도입으로 우여곡절 끝에 오는 4월 말 개통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활용 방안을 시민들이 납득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용인경전철은 2010년 6월 완공됐으나 국제분쟁이 발생해 오는 4월말 가까스로 개통할 예정이다. 시는 국제중재법원에서 패소해 사업 시행자에게 7786억원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용인=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