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 권리뿐 아니라 의무도 인식해야… 수많은 가치 중 인권이 가장 우선”
입력 2013-01-30 01:14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 참석 등을 위해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아웅산 수치(68) 여사가 방한 이틀째인 29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수치 여사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을 방문, 박 시장을 만나 시민의 권리와 의무 등을 주제로 환담했다. 수치 여사는 “민주화를 이룬 이후 시민들은 자신의 권리를 잘 알지만 의무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민주시민은 권리뿐 아니라 의무까지도 잘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시장은 “학생들에게 인권 등을 교과서로 가르쳐야 한다”며 “시민에게 권리와 의무를 균형 있게 가르치는 평생교육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수치 여사는 이어 시청사 지하에 있는 시민청을 둘러봤다. 그는 시민청 공정무역가게에 들러 미얀마산 상품을 수입하는지를 묻고 “미얀마의 사탕이 유명하고 맛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치 여사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을 예방한 뒤 평창으로 이동, 오후 6시부터 열린 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서 ‘나의 꿈’이란 주제로 연설했다.
앞서 수치 여사는 이날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환경재단 최열 대표 등을 만나 양국 NGO 간 공조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환경재단은 수치 여사에게 미얀마에 태양광전등 1000개(2억여원 상당)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수치 여사는 30일 평창 스페셜올림픽 부대행사로 열리는 ‘글로벌 개발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국내외 각계 지도자 300여명이 참석하는 서밋에서는 지적장애인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각종 현안이 논의된다.
그는 이어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한다. 31일 첫 공식 일정으로 자신이 만든 미얀마 야당 조직인 민족민주동맹(NLD) 집행부, 한국 거주 미얀마인 40여명, 5·18청소년평화대사 20여명 등과 함께 광주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다. 이후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이 상무지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환영행사에 참석, 명예시민증과 광주인권상 메달을 받는다.
수치 여사는 다음달 1일 오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 송영길 인천시장과 만나 한국과 미얀마의 민주화운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어 서울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개발’을 주제로 강연한 뒤 출국한다.
라동철 선임기자, 광주=장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