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총리 후보 검증] 박기춘 “김 후보 해명 빠를수록 좋다”

입력 2013-01-29 19:19

민주통합당은 29일 부동산 투기와 두 아들 병역 면제 의혹 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조속한 해명을 요구하며 압박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 스스로 책임지고 직접 해명해야 한다.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또 “후보자 측과 새누리당은 밝힐 것은 밝히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 의혹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침묵과 회피의 낡은 레퍼토리로 새 정부 출범을 발목 잡아선 안 된다”고 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전병헌 의원은 CBS라디오에 나와 “총리가 어느 시기보다도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자질과 도덕성에 하자가 없는지 꼼꼼히 따져보겠다”며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평화방송에 출연해 “연로하고 풍부한 경험이 있다 해도 이런저런 의혹이 청문회에서 사실로 들어나면 민주당은 부적격 의견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이동흡 후보자에 이어 박근혜식 불통인사, 나홀로 인사가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자고 나면 새로운 의혹들이 쏟아지는 김 후보자가 과연 국민 대통합을 이끌 총리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고위공직자로서의 가치기준보다는 일반인의 가치기준에 따라 사익을 추구하며 살아왔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땅 투기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1970∼80년대 사들인 부동산으로 재산을 증식했다는 의혹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김 후보자는 장·차남 명의의 서울 서초동 땅을 어머니가 75년 8월 400만원을 주고 사줬다고 해명했지만 이틀 뒤 서초동 법원·검찰청 이전 계획이 발표됐다는 것이다. 또 해당 부지의 이전 소유자가 김 후보자의 고등학교, 대학 동창이었고 당시 김 후보자가 정보를 미리 입수할 수도 있는 위치였던 서울지법 부장판사였다는 점도 의혹을 증폭시킨다. 93년 재산신고 때 서울 마포구 부동산 소유를 숨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두 아들의 병역 면제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장남은 89년 체중미달로, 차남은 94년 통풍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그러나 차남 범중씨가 교수로 재직 중인 극동대 김봉연 홍보실장은 “김 교수가 통풍으로 고생하는 것을 직접 봤다. 통증 완화 약을 항상 소지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