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근무중 팔·다리 잃은 美 26세 전역병, 두 팔 이식 수술… 기적의 새 삶 찾았다
입력 2013-01-29 18:45
이라크에서 팔과 다리를 모두 잃은 26세의 전역병이 이식수술로 새로운 삶을 찾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 미 볼티모어 존스홉킨스 병원이 브렌던 마로코에게 양팔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미군 병사가 두 팔을 이식 받는 수술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로코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최전방에서 근무했다. 2009년 부활절 이라크에서 작전 수행 중 타고 있던 차량이 폭탄공격을 받았다. 폭발로 크게 다친 마로코는 두 다리는 무릎 아래를 절단했고 왼쪽 팔은 팔꿈치까지, 오른쪽 팔은 어깨까지 잃었다. 목숨까지 위태로울 뻔했으나 수차례의 수술로 되살아난 마로코는 팔과 다리를 기증 받을 수 있기까지 3년 가까이 기다렸다.
마침내 지난달 18일 그는 자신의 팔에 남아 있는 근육과 혈관, 피를 다른 장기기증자의 육체와 연결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사망한 기증자에게서 두 팔을 떼어 내 마로코에게 옮기기 위해 모두 4개의 수술팀이 동시에 참여했다. 각 수술팀은 피부와 근육, 혈관, 뼈를 정돈하는데 각각 3차례 수술을 실시했다. 모두 12차례 수술이 진행된 것이다. 그 뒤 거부반응을 극복하기 위한 한 달간의 적응 기간을 거쳐 마로코는 이제 새 팔을 얻었고, 손가락도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마로코를 포함해 모두 7명에게 양팔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존스홉킨스 병원 수술팀은 장기기증자의 골수를 채취해 거부반응 억제제로 사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거부반응 억제제는 장기 손상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었으나 골수를 이용해 위험을 줄였다.
이식 받은 팔은 정상 기능을 100% 발휘하기는 어렵다. 성공적일 경우 신발끈을 묶거나 젓가락을 쓰고 머리를 묶을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된다.
WP는 현재 미군에는 마로코처럼 사지를 잃은 경우가 4명 더 있으며 팔·다리를 2∼3개씩 절단한 사례는 수백명에 이른다. 의학적으로 양팔 이식 수술에 성공한 사례는 약 60건으로 집계된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